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모든 기업도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시장 내에서 경쟁사와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의 포지셔닝이 어떤지 인지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은 기업 경영의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그 방향성의 초점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약점에 민감하다. 다른 경쟁사들과 그 기업의 밸류체인별로 간단히 핵심성과지표(KPI)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부분이 밝혀지면 이를 빨리, 그리고 파급력 있게 고침으로써 그 기업의 퍼포먼스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오류에 빠진다. 하지만 그 개선은 10% 미만의 성과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그 기업이 가진 상대적 약점은 그것을 만들어 낸 오랜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고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뿌리가 있는 문제점 또는 이슈들을 단순히 경쟁사보다, 또는 그들의 기대 수준보다 낮다는 이유로 단시간에 극복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그 조직 내 상당한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역효과를 양산하기 쉽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가장 쉽고 빠르고 좋은 전략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믿어 왔다. 예를 들어 국어·영어가 100점이고 수학이 60점인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의 성적을 올리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수학에 집중해 수학 점수를 올리는 방법일 것이다. 국어와 영어에는 더 이상 향상시킬 개선 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세계는 분명히 다르다. 100점이라는 만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기업이 가진 강점이 있다면 그 강점을 활용해 보다 더 나은 실적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그 강점을 간접적으로 이용한 인근 사업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약한 부분을 보완하느라 기업의 자원을 투자하고 끈기 있게 밀어붙이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것이 조직 내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쉽다. ‘잘 하고 좋아하는 것’을 할 때와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일’을 할 때의 에너지 레벨은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 기업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려고 애쓰지 마라. 반대로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극대화함으로써 어떤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조직적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잘 하는 것을 더 잘 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쉽고, 가장 전략적인 접근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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