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인 SK시그넷이 서울 여의도에 입주하기로 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다른 친환경 그룹사들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종로타워를 중심으로 집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시그넷의 차별화된 행보는 충전기 개발을 함께해온 LG전자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시그넷은 여의도 파크원 빌딩에 입주하기로 했다. 현재 본사와 전기차 충전기 공장은 전남 영광군에 두고 있으며 연구소와 기타 사무실은 경기도 일산에 위치해 있다. SK시그넷은 ‘시그넷이브이’라는 사명으로 2016년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SK그룹에 인수됐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 세계 2위 사업자로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시그넷이 여의도에 입주하기로 한 것은 다른 친환경 그룹사와 비교할 때 다소 의외의 행보다. SK그룹은 올 5월 종로구 공평동 종로타워에 친환경 사업 관계사들의 인력을 한데 모은 ‘SK그린캠퍼스’를 출범했다. SK지오센트릭·SK온·SK임업 조직 전체와 SK E&S·SK에코플랜트·SK에너지의 환경 사업 관련 조직이 이곳에 입주하며 전체 구성원이 1200명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SK시그넷이 여의도 LG트윈타워에 본사를 둔 LG전자와의 협업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여의도를 택했다고 보고 있다. SK시그넷은 SK에 인수되기 전부터 LG전자의 충전기 사업에 협력해왔다. LG전자는 지난해 SK시그넷과 공동으로 개발한 첫 전기차 충전기를 선보인 바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한 만큼 독자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SK시그넷의 우수한 기술력과 시장 내 입지를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충전 품질 조사 기관 플러그쉐어에 따르면 SK시그넷 제품은 품질·서비스 면에서 미국 전기차 충전기 고객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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