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인스가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2.4%, 영업이익은 -29.1% 각각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증권사들이 이 회사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하고 있다.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사진)’의 글로벌 수요 규모와 올해 연말까지인 노바백스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 연장 여부가 향후 실적 회복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28일 올 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4% 감소한 1383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7.5% 줄어든 612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 상반기 실적은 매출 2253억 원(-12.4%)과 영업이익 849억 원(-29.1%)으로 집계됐다.
이 실적 공시 바로 다음날인 29일 NH투자증권(23만5000원→17만 원)을 비롯해 하나증권(16만1000원→15만 원), 키움증권(18만 원→14만 원), 흥국증권(17만 8000원→17만 원) 등 주요 증권사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13만 원→12만 원)과 다올투자증권(17만 원→13만 원)은 목표가 하향과 함께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후퇴시켰다.
SK바이오사이언스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악화한 가장 큰 이유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위탁생산이 지난해 말로 종료됐기 때문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AZ 백신 대신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지만 올 1분기에는 품질보증(QA) 이슈로 생산이 원활하지 못했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이 문제가 해결돼 현재는 생산에 아무 문제가 없다. 때문에 SK바이오사이언스 2분기 실적은 1분기에 비해 매출은 58.8%, 영업이익은 157.6% 각각 증가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코로나19 백신 수요에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재유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은 하락하고 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데믹(풍토병) 전환으로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가 예상돼 올해와 내년 실적을 하향했다"며 "스카이코비원은 부스터 임상에서 효능을 입증하면 접종 범위 확장이 가능하지만 백신 접종률 하락으로 수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세계 인구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화이자나 모더나 등 기존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개발된 스카이코비원의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려면 부스터샷으로 팔려야 한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부스터샷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하위 변이의 유행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지 않는 이상 부스터샷 수요는 지속해서 감소할 전망"이라며 "그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관련 매출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코비원 매출 확대는 이뤄진다고 해도 내년이나 돼야 한다는 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만약 화이자 등이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는 새 백신을 개발해 허가를 받으면 상황이 또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바백스 백신 CMO 계약이 내년에도 유지될지도 관건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또 올해 말까지로 계약된 노바백스 백신 원액 위탁생산 계약을 연장하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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