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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 노인도, 고금리로 돈 빌렸다"… 다중채무자 32% 증가

국내 금융권 다중채무자 현황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32.9%증가

60대 이상 노년층도 32.8% 급증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시민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30대 이하 청년층뿐만 아니라 노년층이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액이 5년 전보다 30% 넘게 뛴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에 암호화폐, 주식 투자 열풍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권 다중채무자 현황 및 리스크 관리 방안’ 보고서를 통해 “금융권 다중채무자와 이들의 1인당 채무액 규모가 급증하면서 잠재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금융권 전체의 다중채무자는 451만 명, 다중채무액 규모는 598조8000억 원이었다. 2017년 말보다 다중채무자는 8.3%, 다중채무액은 22.1%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 청년층이 32.9% 증가한 158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40∼50대 중년층은 16.2% 늘어난 368조2000억 원, 60대 이상 노년층은 32.8% 증가한 72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청년층, 노년층이 중년층에 비해 다중채무액의 증가 속도가 빠른 것이다.

다중채무자 1인당 금융권 채무액은 청년층이 1억1400만 원으로 29.4% 늘었다. 중년층은 1억4300만 원으로 10.4% 증가했다. 노년층만 1억3000만 원으로 10.3% 줄었다.



대출금리 수준이 높은 제2금융권에서 청년층과 노년층 다중채무자와 채무액 증가 속도도 빨랐다. 저축은행권에서 청년층 다중채무자는 10.6% 증가한 50만3000명, 채무액은 71.1% 늘어난 11조1000억 원이었다. 노년층은 96.6% 증가한 9만5000명, 78.1% 늘어난 2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고금리 다중채무는 상환 부담을 높여 소비 여력을 위축시키고 감내 수준을 넘어서면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며 “부실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채무자는 과도하게 자산시장에 유입된 채무자금을 조정하고, 금융기관은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도적으로는 다중채무자의 신용대출과 일시상환대출을 중도 또는 만기 도래 시에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해주거나 저축은행 등 고금리 상품을 다른 금융업권 또는 정책금융기관의 낮은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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