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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디지코'…KT 9년만에 시총 10조 돌파

KT, 2013년 이후 첫 시총 10조

'디지코' 'ABC' 전략 등 큰 성과

구 대표 취임후 주가 85% 급등

'우영우' 등 콘텐츠 사업도 순항

실적 개선에 기업가치 상승 지속





KT(030200) 시가총액이 9년여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0조 원을 돌파했다. 구현모 대표 취임 후 추진한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이 성과를 내며 연일 호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KT 주가가 올해들어 상승 행진을 벌이면서 올해 임기가 마무리되는 구 대표의 연임에도 파란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1일 KT는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59%오른 3만835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0조136억원을 기록했다. KT 시가총액이 1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3년 6월 이후 처음이다. KT 주가는 올들어 코스피가 18% 하락한 가운데서도 26%나 올라 국내 통신주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구 대표 취임 시점인 2020년 3월과 비교해서는 85%나 급등했다. KT 시총이 10조를 돌파하면서 현재 통신주 1위인 SK텔레콤과 격차는 1조7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좁혀졌다.

디지코 신사업 성과가 KT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KT는 구 대표 취임 후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기존 유무선통신을 벗어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는 전략이다. 구 대표는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박람회 MWC 2022에서 “지난 15년 이상 정체된 매출을 키우기 위해서는 디지코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KT가 코리아텔레콤이 아닌 코리아테크로 불렸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올해부터는 구체적인 성과가 돌아오고 있다. KT 디지코 매출 비중은 2019년 1분기 37%에서 올 1분기 41%로 늘어났다. KT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266억 원, 매출은 6조2777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1%, 4.1% 늘어난 수치다. 성장성 한계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통신업에서 40%대 높은 영업이익률 증가폭을 보인 것이다.



디지코 신사업 성장세가 가파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소비자 대상 플랫폼 사업(DIGICO B2C)은 4.7%, 클라우드·데이터센터(IDC)·인공지능(AI)을 담당하는 B2B 플랫폼 사업(DIGICO B2B) 부문은 10.5% 매출 증가를 보였다.

클라우드와 AI는 디지코 전환의 핵심축이 되고 있다. 4월 분사한 KT클라우드는 디지코 전환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KT는 국내 최대 IDC 업체다. 데이터센터를 통한 연산능력은 AI 연구를 위한 필수사항이다. 여기에 KT는 국내 최대 규모 콜센터를 운영하며 압도적인 음성 빅데이터를 쌓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음성 AI를 기반으로 인공지능고객센터(AICC)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실제 1분기 KT AI 사업은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40.7% 증가하기도 했다.

콘텐츠 사업도 빛을 보고 있다. 1분기 콘텐츠그룹사 매출은 35.5% 늘었다. KT스튜디오지니로 콘텐츠 계열사 통합이 마무리되고, 시즌·티빙 통합이 이뤄지며 성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4월 선보인 케이블·IPTV 채널 ENA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우영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향후 콘텐츠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실적과 주가 전망도 밝다. 증권가는 KT가 올 2분기 영업이익 5000억 원, 매출 6조3500억 원 상당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는 7월 들어 KT 목표주가를 4만4000~4만6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 기조 강화와 주가 부양으로 45% 이상인 외국인 주주를 설득한다면 연임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KT는 3년 연속 배당금을 올리고 있다. 2020~2021년에는 3000억 원 가량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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