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친환경차 전환의 핵심인 차세대 전기차(EV) 전용 플랫폼 개발 직원들에게 와인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 그룹의 미래가 걸려 있다는 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최근 그룹 내 eM 담당들에게 여름휴가 기념으로 고급 와인을 선물했다.
선물 꾸러미에 동봉된 편지에서 정 회장은 “더운 날씨에도 모듈 개발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그에 따른 복잡성 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모듈러아키텍처(MA) 개발 체계 전환은 회사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50년간 유지돼 오던 개발 체계를 처음으로 바꾸는 일이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활동이 EV 리더십 및 시장 경쟁력 확보 등으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적었다. eM은 현대차가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기존의 E-GMP를 개량한 것이다. 주행 가능 거리는 현 아이오닉 5 대비 50% 이상 개선되며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과 무선업데이트(OTA) 등이 기본화된다. 2025년 목표로 함께 개발 중인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와 함께 현대차의 미래 전기차 플랫폼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정 회장이 eM 담당들에게 와인을 선물하며 MA를 언급한 것은 eM과 eS 개발에서 MA 적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MA는 배터리·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하는 것이다. 현재 개별 전기차 모델마다 별도 사양이 반영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차급별로 유연하게 적용, 효율성과 상품성 강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다양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들어 여러 차급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대차도 E-GMP에 이어 eM과 eS를 하루빨리 추가해 플랫폼을 다양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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