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000270)의 친환경차가 미국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면서 현대차(005380)·기아의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도 30% 넘게 증가했다. 전체 미국 자동차 시장이 재고 부족 등의 여파로 위축됐지만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의 인기를 앞세워 선방하는 모습이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달 미국에서 친환경차 1만5109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기아가 86% 급증한 6461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늘어난 8648대를 팔았다. 밥 킴 현대차 미국 판매담당 부사장은 “엘란트라 HEV와 투싼 PHEV를 필두로 친환경차 라인업이 긍정적인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1만 대 넘게 팔리며 여전히 전체 친환경차 판매의 60% 이상을 차지했지만 가장 큰 판매 성장세를 보인 건 전기차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달에만 4966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9.8%의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들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매달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증가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기아의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도 판매를 시작하는 만큼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전체 차량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10.8% 감소한 12만8283대로 집계됐다. 다만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미국 판매량이 평균 25% 줄어든 점에 비춰볼 때 현대차그룹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 달 도요타(-21.2%)와 혼다(-47.4%), 스바루 (-17.1%), 마쯔다 (-28.5%) 등 주요 업체의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10.6% 줄어든 6만5834대를 팔았다. 투싼이 1만4278대로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고, 이어 아반떼 1만2021대, 싼타페 9532대 순이었다. 기아는 6만2449대를 판매했다. 특히 지난 3월 신형 모델이 출시된 스포티지가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1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인기도 지속됐다. 제네시스는 지난 달 5203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월간 최다 기록이다. 전년 대비 20개월 연속 성장세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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