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결합된 가명정보의 재사용을 허용하는 ‘금융 인공지능(AI)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만든다. 이를 위해 개인정보보호에 전문성을 갖춘 신용정보원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구성된다. 다만 개인정보 침해 발생 가능성, 보안사고 가능성 증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금융분야 인공지능 활용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업계 및 전문가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세계 주요국들은 ‘초연결·초융합·초지능화’ 시대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패권국가 실현을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국가적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인공지능 초일류 국가’를 국정과제로 선정해 다양한 범부처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분야 국정과제인 ‘디지털 금융혁신’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서도 불합리한 금융규제를 혁신해 우리 금융권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개발과 학습에 필요한 양질의 금융 데이터 확보가 어렵고 관련 제도가 미흡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충분하지 않아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기에는 여러가지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에 금융위는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데이터 결합 후 데이터 재사용을 허용하는 ‘금융 인공지능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재는 데이터(가명정보) 셋을 구축해도 사용 후 파기(재사용 금지)해야 함에 따라 대량의 데이터 셋 구축·운영이 곤란하고 기존에 구축한 데이터 셋이 있음에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려면 데이터를 재결합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종산업 간 데이터 결합·활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신정원을 필두로 다양한 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일종의 데이터 도서관을 세워 여기에 저장된 데이터는 컨소시엄 참여기관이 필요시 인출해 쓸 수 있도록 규제 적용 특례를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5대 금융분야별 인공지능 개발?활용 안내서’ 발간 등 금융권의 인공지능 활용 시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관련 지원제도를 정립해 나가는 한편 ‘인공지능 테스트베드’ 구축, 인공지능 보안성 검증 지원 등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제고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검증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원활한 인공지능 개발 환경 조성을 위해 망분리 및 클라우드 규제도 손본다. 가명정보 등을 활용하는 개발·테스트 서버에 대해서는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물리적 망분리 예외를 허용하고 업무 중요도에 따른 클라우드 이용절차 차등화, 클라우드 이용시 사전보고를 사후보고로 전환 등 클라우드 이용절차도 개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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