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7년간 메르세데스벤츠에 밀려 2위에 머무르던 BMW가 벤츠의 뒤를 바짝 쫓으며 수입차 왕좌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폭스바겐을 제쳐 주목을 받은 볼보는 올해도 수입차 4위 자리를 지키며 선전하고 있다. 장기화되는 반도체 수급난에 재고 확보가 판매 실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올해 연말까지 수입차 시장의 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MW는 7월 국내에서 5490대를 팔아 벤츠(5456대)를 제치고 월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4만 3042대로 벤츠보다 1600대가량 적다. BMW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6%에 그치던 수입차 시장점유율을 올해 28.2%까지 늘렸다.
현 추세대로라면 BMW가 7년 만에 수입차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MW는 2009년부터 7년 연속 국내 수입차 1위를 유지해오다 2016년 벤츠의 10세대 E클래스 출시를 기점으로 순위가 밀렸다. E클래스는 올해도 수입차 모델별 판매 순위 1, 2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꾸준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반도체 수급난이라는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는 다양한 모델이 고르게 선전 중인 BMW의 성장세가 안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부품 공급망 문제에 일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3·5시리즈 등 세단 모델과 X5·X7과 같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각자 제 몫을 하고 있는 BMW가 더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볼보와 폭스바겐의 4위 경쟁도 치열하다. 볼보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누적 8031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은 7543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판매 실적에서는 폭스바겐(1041대)이 볼보(1018)를 소폭 앞섰다. 폭스바겐은 이르면 다음 달 브랜드의 첫 전기차 ID.4를 국내 출시해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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