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600만㎞ 항해하며 9번 궤적 수정…12월31일 달 궤도 진입

['다누리' 달 탐사 여정 시작]

◆세계 7번째 '달 탐사국' 도전

심우주 향한 교두보로 개척 첫 발

최단거리의 15배 먼 우회로 선택

중력 활용해 연료 소모 25% 줄여

달상공 100㎞ 돌며 임무수행 예정





한국형 달 탐사선 ‘다누리’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본격적으로 우주 영토 확장의 시대를 맞았다. 달 남극에는 식수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얼음 형태의 물이 있어 미·러·중의 달 기지 건설 계획이 앞다퉈 추진되고 있다. 후발 주자인 한국은 다누리 발사 성공을 통해 세계 일곱 번째 달 탐사 경험을 쌓고 근거리 우주에서 원거리 우주로 나아가는 본격적인 우주 개척 시대를 열게 됐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다누리는 이날 오후 2시에 ‘탄도형달전이(BLT)’ 궤적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발사체(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된 지 약 6시간, 오전 9시 40분 다누리의 비행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지상국 교신이 시작된 지 약 4시간 20분 만이다.

다누리는 이로써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 BLT 궤적에 진입하는 발사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달을 향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발사일(5일) 기준으로 달 상공 100㎞ 궤도에 안착하는 12월 31일까지 149일 동안 BLT 궤적을 따라 누적 595만 6000㎞의 거리를 이동하는 대장정이 다누리 앞에 펼쳐져 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이날 오후 발사 현장에서 “이번 임무에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 일곱 번째로 달 탐사를 하는 나라가 된다”며 “그동안 국내 우주 개발 영역은 지구 저궤도 약 600㎞, 정지궤도 약 3만 6000㎞였지만 이번 임무를 통해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까지 영역이 확대된다”고 말했다.

다누리가 헤쳐가야 할 BLT 궤적은 달까지의 최단 거리(38만 4000㎞)보다 15배 먼 우회로다. 길고 복잡한 길을 잘 따라가기 위해 달 도착 전까지 최대 9번의 ‘궤적 수정 기동’을 수행해야 한다. 첫 번째 궤적 수정 기동은 7일 오전 10시(한국 시각)에 이뤄질 예정이다.

궤적 수정 기동은 고난도 기술로 평가 받는다. 정대원 항우연 국가위성정보활용지원센터장은 “궤적 수정 기동 중에서도 다누리의 이동 방향을 태양 쪽에서 지구·달 쪽으로 돌리는 기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향을 정확히 틀지 않으면 다누리가 지구·달이 아닌 태양의 강한 중력에 다시 빨려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이자 지금까지 유일한 유인 달 착륙선인 미국 아폴로11호처럼 3일 만에 곧장 달로 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다누리가 BLT 궤적을 선택해 ‘사서 고생하는’ 이유는 연료 문제 때문이다. BLT 궤적을 따르면 다누리가 자체 추진력 대신 태양·지구·달 중력을 최대한 활용해 속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연료 소모를 25% 정도 줄일 수 있다. 다누리는 2008년 개발 초기 550㎏으로 설계됐지만 실제 개발 후 678㎏으로 무거워지면서 BLT 방식 채택이 불가피해졌다. 다누리 개발팀은 BLT의 궤적 설계에만 2년간의 시간을 쏟아 부었다.

구체적으로 BLT는 지구에서 달로 곧장 가지 않고 먼저 태양 방향으로 움직이며 그 중력에 이끌려 속도를 얻는 방식이다. 지구·태양 간 중력이 서로 상쇄되는 위치이자 지구에서 156만㎞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L1’에서 방향을 틀어 이번에는 지구·달 중력의 도움으로 달에 접근한다.

다누리가 궤적을 잘 따라갈 경우 12월 16일 달에 포획돼 주위를 돌게 된다. 목표 궤도인 100㎞ 상공으로 내려가기 위해 공전 반경을 줄이는 ‘달 궤도 진입 기동’을 한다. 다누리는 기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자기 몸무게(678㎏)의 38%(260㎏)를 연료로 채웠다. 연료 중 약 2.5㎏은 궤적 수정 기동(9번 기준), 약 168.5㎏은 달 궤도 진입 기동에 쓰인다. 나머지는 관측 임무 중 사용된다.

다누리의 본격적인 임무 수행은 2023년 1월 1일부터다. 달 100㎞ 위를 돌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우주인터넷장치(DTNPL)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섀도캠 △자기장측정기 △광시야편광카메라 △고해상도카메라 △감마선분광기 등 탑재체 6종으로 각종 임무를 수행한다.

다누리는 세계 최초로 달에서 지구로 파일·동영상 등을 전송하는 우주인터넷을 실험한다. DTNPL에 저장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 파일을 재생해 지구로 송출할 계획이다. 섀도캠을 통해서는 달 남북극의 영구 음영 지역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얼음 형태의 물을 찾아 나선다. 영구 음영 지역은 태양빛이 들어오지 않아 주변 반사광으로만 이미지를 포착해야 한다. 해상도 1.7m의 초고성능 카메라인 섀도캠으로 영구 음영 지역을 고정밀 촬영해 물의 존재를 찾아낼지 주목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