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며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의 수요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시중은행·국책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들이 앞다퉈 금리상한형 주담대 혜택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조건을 비교해보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 신청된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은 총 16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15일 정부 주도로 해당 상품이 출시된 후 올해 6월까지 1년 가까이 상품 판매 건수가 50건이 채 안 된 것과 비교하면 지난달 한꺼번에 몰려든 것이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예를 들어 현재 30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을 3% 변동금리로 2억 원을 받은 A 씨가 금리 인상에 따라 9월부터는 4%의 이자를 감당하게 됐다고 가정하면, 다음 달부터 6개월 동안 A 씨가 낼 이자는 약 395만 원이다. 반면 금리 상한 폭이 0.5%포인트로 제한되고 대신 가입 비용으로 0.2%포인트가 가산되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에 가입한 B 씨는 금리 3%에 0.7%포인트의 가산금리와 비용을 더해 3.7%의 이자율이 정해진다. 일반 변동금리형보다 0.3%포인트 낮은 셈이다.
이에 따라 현 조건에서는 대출금리가 향후 연 0.55%포인트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존에는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한 11개 은행의 상품 조건이 금리 상한 폭 0.75%포인트, 가입 비용 0.15~0.2%포인트 등으로 동일했지만 최근 은행들이 이 혜택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h수협은행은 최근 금리 상한 폭과 가산되는 가입 비용을 각각 0.5%포인트, 0.05~0.1%포인트로 낮췄다. 수협은행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에 가입하면 가입 비용을 포함해도 향후 상한 폭을 0.55%포인트로 제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IBK기업은행과 DGB대구은행의 상한 폭 역시 최소 0.6%포인트(가입 비용 포함) 수준이다.
신한·우리·농협은행의 경우 기존의 금리 상한 폭이나 가입 비용을 조정하지 않았지만 대신 1년간 가입 비용을 한시적으로 면제해준다. 내년 7월까지 이들 은행에서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에 가입한 차주는 0.15~0.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별도로 적용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후부터는 기존의 가산금리가 온전히 반영된다.
한편 모든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연간 금리 상한 폭 제한과 함께 5년간 2%포인트까지만 오를 수 있다는 조건이 적용돼 있다. 지방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택 매매 시장이 침체돼 있다 보니 절대적인 양은 줄었어도 최근 금리상한형 상품을 향한 문의는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금리 인상기에는 상승 폭에 캡을 씌우는 게 향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보니 그런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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