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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4'에 '양안관계'까지.. 커지는 차이나리스크[양철민의 경알못]

中, 대만 고립작전 나서며 '하나의 중국' 강조

中의 군사·경제력에 국제사회도 제목소리 못내

수출에서 中 비중 31%인 한국도 살얼음판

IPEF, 칩4 등에서 美의도 파악해 대중 외교 나서야





“한국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급격히 조정할 경우 엄청난 비용이 수반됩니다. 대만과 중국 사이에서 한쪽의 편을 드는 방식을 택하지 말고 공급망이 불안하다고 여겨지는 분야에서 무역규모의 점진적 조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중국과 대만간의 이른바 ‘양안관계’ 악화로 한국이 선택의 기로에 놓이지 않겠냐는 질문에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이달 초 대만 방문과 관련해 “하나의 중국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대만을 겨냥한 다방면의 경제보복을 예고 중이다. 중국은 물론 대만과의 교역 비중이 높은 한국에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정 교수는 “국내 기업인들이 어렵게 개척한 중국시장의 규모 등을 고려하면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中 일방주의 행보에.. 커지는 ‘타이완 리스크’


9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경제부처 관계자들은 최근 ‘차이나 리스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계획인 이른바 ‘칩4’ 참여 여부를 놓고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제는 ‘양안관계’ 악화에 따른 물류 차질 등 ‘타이완 리스크’까지 점검해야 한다. 중국은 본토에 유통되는 대만산(産) 제품에 ‘메이드인 타이완’이 표시 돼 있을 경우 이를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일방적 경제 조치를 단행하며 ‘대만 고립작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이같은 행보에는 명분이 없다. 하지만 이 같이 행동할 수 있는 군사력과 경제력 등 막강한 힘이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일방주의 행보는 힘이 좌우하는 국제사회의 냉정한 역학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전 정부 대비 이른바 ‘반중(反中) 정서’가 강한 현 정부 또한 중국의 행보가 옳지 않다는 것은 알면서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최근 대(對) 중국 무역적자가 석달연속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관련 수치만 놓고 봤을 때 미국 이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중국에 1629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이 6444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수출 비중의 25.2%에 달한다. 여기에 홍콩과의 교역액(374억달러)까지 대(對)중국 교역액에 합산할 경우 중국 수출 비중은 무려 31.0%까지 껑충 뛴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지난해 950억 달러로 14.7%를 차지했다.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놓고보면 중국이 미국의 2배 이상인 셈이다.

한국이 1990년대 이른바 ‘중진국의 함정’에 빠질 수 있었지만, ‘세계의 공장’을 자처한 중국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중진국의 벽’을 돌파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의 중국은 기술도용과 인재 빼가기 등으로 한국경제의 최대 리스크가 됐다.

중국이 무섭긴 하지만 대만과의 협력에 손을 놓을 수도 없다. 대만은 지난해 한국의 5대 수출국(홍콩 제외) 중 하나로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다 반도체라는 ‘전략자원’ 때문에 단순무역액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해 242억달러어치의 제품을 대만에 수출에 8억 달러 가량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강국 대만.. 美 공급망 전략의 ‘핵심고리’


무엇보다 양국간 수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품목은 반도체다. 대만은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비롯해 파운드리 3위 업체인 UMC, 중저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절대 강자인 미디어텍 등을 보유 중이다. 설계와 파운드리와 분리돼 있는 글로벌 반도체 분업체계에서 TSMC를 보유한 대만의 압도적 위상을 감안한다면 대만과의 협력은 계속 늘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특히 첨단 공정이 필요없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은 이른바 ‘레거시 설비’가 많은 TSMC를 통해 조달하는 것이 가격경쟁력 등 여러방면에서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강조하는 미국의 핵심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측 의도를 잘못 해석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한국 기업 또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원호 대외경제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미국이 반도체 관련 공급망 리스크를 언급할 때 많은 이들이 ‘차이나 리스크’를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상 10나노 이하의 첨단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파운드리 시장을 독과점 하고 있는 ‘타이완 리스크’를 겨냥한다고 봐야 한다”며 “우리 정부 또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IPEF)’이나 칩4 가입과 관련해 중국을 견제하는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 측에 계속 강조하는 한편, 요소수 수출 제한과 같은 예상치 못한 중국의 정책에 대응해 긴밀한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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