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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호주 광산기업서 코발트 확보…현대차는 공급망 전담조직 신설

■글로벌 완성차 ‘배터리 소재 쟁탈전’

GM·스텔란티스·테슬라 등

원자재업체와 직접 구매 계약

현대차도 조달 방식 변화 예고

리튬 가격 415% 급등 악재 속

‘中 의존 경감’도 과제로 부상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CTR의 수산화리튬 채굴 시설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전동화 전환으로 원자재 수요가 폭증하자 배터리 제조사에만 소재 수급을 맡겨두지 않고 직접 구매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게다가 미국이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완성차 업계의 소재 확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는 최근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기차 생산에 핵심적인 소재를 선점하기 위해 원자재 업체와 1 대 1로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수산화리튬 수급을 위해 올 6월 미국 광산 업체 CTR과 손잡았다. 수산화리튬은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로 사용된다. CTR은 향후 10년간 매년 2만 5000톤의 수산화리튬을 스텔란티스의 미국과 캐나다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프랑스 르노는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황산염 코발트를 공급받기 위해 모로코의 마나젬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마나젬은 2025년부터 7년간 르노에 매년 5000톤의 황산염 코발트를 공급한다. 앞서 BMW도 마나젬과 1억 유로 규모의 코발트 공급계약을 맺었다.



3년 안에 테슬라를 제압하겠다고 선언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호주 광산 업체 글렌코어와 코발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포드 역시 아르헨티나에서 생산되는 리튬을 연간 2만 5000톤씩 받는 내용의 계약을 호주의 원자재 기업 레이크리소스와 맺었고 테슬라는 캐나다산 니켈을 공급 받는 계약을 브라질 발레와 마무리한 상태다.

현대자동차도 원자재 공급망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사내에 설립하며 대응에 나섰다. 장기적으로 배터리 소재를 직접 확보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등 협력사 자체 조달에 의존하던 기존의 구매 방식에도 변화를 줄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가 원자재 확보 경쟁에 뛰어든 것은 더 이상 배터리 협력사의 자체 조달 방식만으로는 소재를 안정적으로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원자재 수요가 높아져서다. 에너지 정보 분석 기업 S&P글로벌플래츠는 전기차 생산이 급증함에 따라 2030년에는 리튬 부족량이 22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약 550만 대 생산에 투입되는 양이다.

이미 핵심 소재의 가격은 끝없이 오르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8일 기준 1㎏당 리튬 가격은 458.5위안으로 지난해 8월보다 415% 급증했다. 니켈 가격도 1년 전보다 15%나 올랐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완성차 업계의 원자재 확보 경쟁을 한층 뜨겁게 만들 예정이다. 법안에 따르면 완성차 제조사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를 미국에서 조달하거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들여와야 전기차 판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현지 판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완성차 제조사는 배터리 소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 우호 관계에 있는 국가에서 원자재를 조달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 변동성이 큰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하지 못하면 원가 부담 위험성이 커진다”며 “배터리용 소재 확보까지 밸류체인 관리 범위를 확장하는 완성차 제조사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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