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 건설 수주액 연간 5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 중동을 비롯한 에너지 부국들이 발주하는 굵직한 해외 건설 사업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정상급 수주 외교는 물론 금융 공기관을 통한 공적 자금 지원을 촘촘하게 펼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해외 건설 분야 주요 건설사 6곳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원 장관은 “해외 건설은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루는 주축이며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헤쳐나가는 버팀목”이라며 “흐름상 고유가, 금리 인상 같은 또 다른 길이 열린 만큼 중동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및 안보와 연결된 인프라 사업 발주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 장관은 참석 CEO들에게 “정부와 유관 기관 등이 어떠한 정책과 지원책을 마련했으면 좋을지 거리낌 없이 말해달라”며 의견을 구했다. 사장단은 각국 기업들이 경쟁하는 수주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 규모 확대 △주52시간·중대재해법 적용 완화 △해외진출 장려 위해 근로자 세제 혜택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폴란드 등 굵직한 사업을 발주할 예정인 5대 국가 공략을 위해 정부 대 정부(G2G) 교류와 협력을 강화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토부는 조만간 해외 건설 기업 2차 간담회를 열어 중소·중견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또한 이달 30~31일 글로벌인프라협력콘퍼런스(GICC)를 개최해 주요 국가의 정부와 발주처를 공략하는 기업을 측면 지원한다.
한편 이날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두산에너빌리티·현대엔지니어링·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참석한 간담회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1월 방한을 위해 정부와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더욱 관심을 모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650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신도시 건설 사업인 네옴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주하고 있다. 최근 네옴시티의 터널 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의 윤영준 사장은 “(네옴시티) 수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하반기 발주 예정인 나머지 프로젝트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지난해에 수주한) 호주 사업 외에도 해외 사업에 꾸준히 투자하겠다”며 해외 건설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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