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 관세 지정 영향으로 한때 약세를 보였던 현대차 주가가 관세 유예 기대감으로 하루만에 4% 넘게 올랐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는 전날보다 4.29% 오른 18만 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아도 3.37% 상승하면서 8만 5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모비스는 2.77% 올랐다. 현대차 주가는 이달 2일부터 7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관세 영향을 받았지만 14일과 15일 연속으로 상승하며 활기를 되찾았다. 배경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예 시사 발언이 꼽힌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련 품목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자동차주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자동차 기업을 도울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려는 기업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달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별 상호관세 조치와는 별도로 매겨진다. 5월 3일부터는 엔진 등 자동차 관련 부품에도 25%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25%의 자동차 관세를 지속할 경우 현대차는 연간 최대 8조 원 수준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소비되는 차량 상당수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관련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달 말 백악관 루즈벨트룸 내 트럼프 대통령이 동석한 발표 행사에서 직접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향후 4년간 (미국 내) 2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신규 투자를 기쁜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회장을 지켜보며 "현대차는 대단하다"며 "정의선 회장을 만나 영광이다"는 말을 남겼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준공된 미국 내 ‘3호 공장’인 조지아주 서배너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역량을 20만대 추가 증설할 예정이다. 현재 생산 능력은 연간 30만대 규모인데, 이를 50만 대로 늘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2004년 가동 개시·36만대), 기아차 조지아공장(2010년 가동 개시·34만대)과 함께 연간 총 12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지 생산을 강조하며 주요 수입 국가 및 품목 대상 관세 압박을 높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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