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헬스케어 사업에서 가장 큰 장점은 신사옥에 있는 네이버 사내 부속병원입니다. 이곳에서 인공지능(AI)·클라우드·사물 인터넷(IoT)을 결합한 다양한 실험을 해본 후 검증된 서비스를 차례로 외부 병원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차동철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의료혁신센터장은 10일 서울경제와 만나 "네이버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기반이 되는 IT 역량을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아이디어를 사내 부속병원에서 검증해 외부 시장에 오픈하는 방식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부터 운영 중인 사내 병원이 네이버의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이 시작되는 '테스트 베드'인 셈이다. 최근에는 결실을 맺기도 햇다. 충북대병원과 협력해 사내 병원에 도입했던 ‘스마트 병원’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의 대표 서비스는 ‘스마트 서베이’(Smart Survey)와 ‘페이션트 서머리’(Patient Summary)다. 스마트 서베이는 온라인으로 청취한 환자의 병력을 AI 기술로 의료용어로 변환해 전자의무기록(EMR)에 기록하는 서비스다. 의사들의 단순 노동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솔류션이다. 페이션트 서머리는 서로 다른 형태의 과거 검진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항목들을 분류·정리·분석해 이력을 관리해주고 적절한 검진을 추천해주는 솔루션이다. 차 센터장은 "두 솔루션 모두 기존 EMR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편의성을 높이는 부가 기능"이라며 "네이버 예약과 연동한 간단한 사전 문진 형태로 플랫폼이 진입하도록 문을 여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가 이같은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네이버가 보유한 AI와 클라우드 기술 덕분이다. 특히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 하이퍼클로바는 자연어 처리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EMNLP 2021'에서 메인 트랙 연구 논문에 채택될 만큼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AI다. 특히 한국어 데이터 학습량은 전세계 어떤 AI 보다 뛰어나다. 차 센터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전화통화 돌봄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이 실질적인 복지·의료 효과를 내기도 했다”며 "클로바의 AI 기술은 미래가 아니라 당장 진료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현실적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차 센터장은 네이버가 기존 의료 시스템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 서비스를 연결시키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의료 서비스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생태계를 이뤄 환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네이버는 풍부한 의료경험이 있는 세브란스병원, 아산병원 등이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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