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물량을 쏟아냈다.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가 번지며 전날 미국 증시가 약세로 마감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투자 심리 악화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굴지의 반도체 기업들은 일제히 약세로 마감했다. 오늘 밤 발표 예정인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대기하면서 경계심리가 확대된 것도 지수 하방 압력을 높였다. 다만 7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경우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징후로 해석돼 내일 증시가 기술적 반등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2.58포인트(0.90%) 내린 2480.8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9.76포인트(0.39%) 내린 2493.70에 출발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 약세는 전날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경고가 이어지며 마이크론, 인텔 등 반도체 종목들이 부진한 성적으로 마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의 가이던스 하향 조정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57% 하락한 점이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극단적 불확실성 구간은 지났지만 긴축 속도와 침체 진입 가능성 등 노이즈가 여전하다"며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개선됐고 제한된 지수 상단을 가정하면 구간이 짧은 순환매 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려보다 나은 2분기 실적으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반등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반도체 업황 우려가 재부각되며 증시 반등이 발목 잡힌 상황"이라며 "다만 반도체 업황 및 실적 우려는 이미 실적 시즌이 진행되면서 수차례 겪어왔던 만큼 코스피 지수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일 증시가 기술적 반등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연구원은 "시장 관심은 반도체 업황 우려보다는 물가와 경기에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생각한다"며 "오늘 밤 발표 예정인 7월 CPI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면 물가정점 통과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통화정책 부담 완화, 침체 우려 진정되고, 증시는 기술적 반등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21억 원, 2042억 원 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2629억 원 매수했다.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은 대부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1.50%), SK하이닉스(-3.4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11%), LG화학(051910)(-3.43%), 삼성전자우(005935)(-1.62%), NAVER(035420)(-1.13%), 삼성SDI(006400)(-0.49%), 현대차(005380)(-0.52%), 카카오(035720)(-3.49%)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전날보다 0.11% 오른 45만8000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3.38포인트(1.60%) 내린 820.27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4.36포인트(0.52%) 내린 829.29에 출발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03억 원, 1297억 원을 내다 팔았다. 반면 개인은 홀로 2239억 원 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로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0.89%), 에코프로비엠(247540)(-0.73%), 엘앤에프(066970)(-1.02%), HLB(028300)(-6.22%), 카카오게임즈(293490)(-3.40%), 펄어비스(263750)(-1.14%), 셀트리온제약(068760)(-1.55%), 알테오젠(196170)(-3.40%), 에코프로(086520)(-0.75%)는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반면 천보(278280)는 이날 주가가 0.3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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