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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좀비기업' 23% 넘어…"부실 판명 前 구조조정 시급"

[한계기업 4500곳…5년새 2배]

인플레·금리인상에 경영환경 악화

자금시장 경색 등 외부 충격 발생 땐

경제 갉아먹는 '악성종양' 될 수도

리스크 관리·선제적 사업 재편 필요





산업은행이 한계기업의 만성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금융권에서는 선제적인 기업 구조 조정에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은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정책자금 지원을 통한 안정화 조치에 차입 여건은 완화됐으나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낮아진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등 경영 환경 악화로 한계기업 등이 일시에 대규모로 부실화하지 않도록 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KDB미래전략연구소의 ‘한계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478개 한계기업 중 대기업은 186개 사, 중소기업은 4288개 사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한계 상태에 처한 중소기업은 해마다 늘어났으며 대기업은 2015~2018년 한때 줄어드는 듯 했으나 2019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업종별로 한계기업 수를 살펴보면 제조업(1294개 사), 부동산 및 임대업(1182개 사), 도소매업(367개 사) 순으로 나타났다. 비록 숫자는 적었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 및 음식점업(46.0%)과 부동산업 및 임대업(35.3%)의 경우 한계기업 비중이 높고 증가 폭도 큰 편이었다.



한계기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은 연평균 -5.6%의 수익성 악화에 있다. 영업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비율인 총자산영업이익률의 중위값이 2011년 5.68%에서 2020년 2.50%로 절반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수익성 개선 없이는 대출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채무불이행 위험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은행이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은 각각 1조 원과 2조 8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인 기업 수도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다. 영업을 통해 대출이자 납입뿐만 아니라 기업의 일반관리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영업손실이 3년 연속인 한계기업은 지난해 2519개 사로 2011년 615개 사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3년 연속 영업손실 한계기업 비중도 2011년 4.6%에서 2021년 10.2%로 급증했다.

한계기업으로 한번 진입한 후 그 상태가 지속되거나 다시 한계기업으로 분류되는 등 ‘만성적 한계기업’도 증가 추세였다. 분석 기간 중 2회 이상 한계기업인 경우를 만성적 한계기업으로 정의하는 한국은행의 기준을 준용하면 지난해 기준 만성적 한계기업은 23.1%였다. 5년 전인 2016년 13.3%에 비해 9.8%포인트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악성종양이 될 수 있는 만성적 한계기업 추이에 주목한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박찬우 연구위원은 “낮은 이자율 덕분에 한계기업의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출금 상환 재원과 운전자금 등 기본적인 자금 수요 증가에 대응이 어려운 기업은 자금 시장 경색 등 외부 충격 발생시 잠재적 부실이 현실화될 우려가 존재한다”며 “이와 함께 한계기업의 만성화를 막을 세밀한 관리 체계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부실징후기업으로 판명 나기 전에 선제적 사업 재편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가동해 자금 조달·공급 상황과 현안기업의 경영 정상화 상황, 은행의 손익 및 리스크 등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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