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건물주인(뻔뻔) 안국 다운타우너가 우여곡절 끝에 상장을 했습니다(1화 다시보기). 그런데 말입니다... 상장 첫날부터 시세가 뚝뚝 떨어져요. 53억원이었던 건물의 가치는 하루 만에 51억원이 됐습니다. 듣자 하니 옆 동네 조각투자 건물은 시세도 뛰고 매각까지 성공해서 7개월 만에 두둑히 챙겼다는데... 우리 안국이(별안간 애칭;)는 왜 이럴까요. 오늘 2화에서는 부동산 조각투자 수익증권의 거래와 건물 분석에 대해 설명합니다.
온 세상이 파랗다…이 계좌 마저도
부동산 조각투자에는 임대료 배당금 말고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두 개 더 있습니다. 바로 플랫폼에 상장된 수익증권을 거래하면서 얻는 거래 차익과 해당 건물을 매각해서 얻는 매각 차익이죠. 일단 주가처럼 움직이는 수익증권 시세는 이 건물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고 볼 수 있어요.
사실 저는 첫날 안국이의 시세가 훅 뛰어오를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건물에는 핫한 임차인이 들어와 있잖아요. MZ세대가 좋아하는 힙한 수제버거 맛집 다운타우너요. 심지어 5년 장기 임차 계약을 맺어서 공실 걱정도 없어요.
그런데 상장 첫날부터 제 건물의 가치는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준가 5000원으로 시작해 결국 4810원으로 마감을 했어요. 따상은 커녕 마이너스라니; 게다가 갈수록 더 가관입니다. 상장 후 보름 만에 제 수익률은 -16.4%. 이제 청산 불가에요. 주식 계좌에 이어 이 계좌도 결국 존버 확정.
역세권에 핫한 세입자까지, 왜 떨어져?
시세가 떨어진 이유는 뭘까요.일단 안국 다운타우너가 상장하기까지 한 달 동안 금융시장이 급락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리츠의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유사한 투자인 부동산 조각투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요. 여기에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니 첫 날에 손절매한 투자자들도 많았던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균 투자금액이 작다 보니 존버보다는 청산을 선택한 거죠.
그래도 너무 많이 떨어졌어요. 그럼 의심해봐야죠. 건물 가치가 하락할 요인이 발생했나? 일단 기본 정보를 볼게요. 안국 다운타우너는 2019년 6월에 문을 열고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15%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에도 줄서서 먹는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매출이 꺾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앞으로도 이런 매출 성장률이 유지, 아니 증가할 수 있을까요? 이 건물의 가격인 53억원은 다운타우너의 매출에 기반한 월세에 의해 산정됐습니다. 앞으로 건물의 가치 상승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월세를 받을 수 있어야 하죠.
물론 브랜드 파워나 수제버거 소비 추세를 보면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기록한 15%의 상승률이 너무 높긴 합니다. 최근 고물가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소비자들이 예전만큼 1만원짜리 버거를 사먹을지도 의문이고요.
이 더위에도 줄 선다...이건희 기증관 호재도
레터를 쓰고 있는 5일 안국이는 468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한때 4100원에 거래되던 걸 감안하면 선방하고 있는 셈이죠(아닌가요).
사실 이 건물은 빵빵한 세입자에 더해 여러 입지적 호재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안국 다운타우너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송현동 부지는 작년에 서울시가 매입해 이건희 기증관을 비롯한 문화 명소로 개발 중이고요. 근처 세운지구도 주상복합과 오피스 개발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렇게 인근 지역이 개발되면 유동성이 늘고 상권도 장기적으로 더 활성화되는 법.
그리고 저는 임대료를 받는 게 목적이니까요. 오히려 추가 매수를 고민했어요. 왜냐고요? 아니 드디어 기다리던 배당을 받았는데...너무 조각만하잖아... (마지막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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