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가 최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잇따라 발간하며 친환경 소재 개발에 이어 ESG(환경·사회·경영)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제지산업이 환경 파괴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경영을 통해 사업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15일 제지 업계에 따르면 한솔그룹은 7월 말 ‘2022년 한솔그룹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표하고 환경경영과 안전보건경영에 대한 성과와 추진 계획 등 ESG 경영 현황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제지 업계 가운데 오염물질 배출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한솔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질소산화물(NOx) 73.7톤(t)과 황산화물(SOx) 0.76t, 미세먼지(PM) 14.7t이었다. 경쟁사인 무림이 각각 320t, 3.13t, 18.3t 배출해 최대 4배까지 낮다고 소개했다.
한솔 보다 며칠 앞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출간한 무림은 폐기물 배출에서 높은 관리시스템을 갖췄다고 발표했다. 폐기물 부분에서는 무림이 한솔 보다 앞섰다는 설명이다. 한솔은 23만5755t의 폐기물이 발생해 23만5441t을 처리했고 환경법 위반으로 200만원의 벌금을 냈다. 반면 무림은 한솔의 절반을 밑도는 9만9000t 수준이었고 환경법 위반에 따른 벌금 부과도 없었다. 폐기물 재활용률도 무림이 98.9%로 한솔(40%)도 뛰어났다.
한솔과 무림은 사회 공헌 방식도 갈렸다. 한솔은 신생 기업을 무림은 사회적 약자 지원사업에 집중했다. 한솔은 지난 2020년 엑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함께 ‘한솔 V 프론티어스’를 출범해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무림은 주거취약계층의 자활을 돕는 ‘빅이슈’ 잡지 제작용지를 11년째 후원해 왔다. 판매수익을 자립 자금으로 지원한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제지산업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정부가 오염물질과 폐기물 배출에 기준을 두고 규제한다”며 “업계 선두인 한솔과 무림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통해 자사에게 유리한 ESG 경영 상황을 부각해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외에 깨끗한나라는 ESG 경영 선포식을 갖고 친환경 제품과 소재 개발, 친환경에너지 운영 등을 비롯해 지역사회 복지 증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골판지 업계에서는 아시아제지가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놓고 자원재활용을 기본으로 하는 경영활동과 임직원이 참여하는 환경 활동, 지역 봉사 등의 사회 공헌 다짐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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