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방한 중인 빌 게이츠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과 만나 감염병 대응을 위한 신규 백신·치료제 연구개발(R&D)에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두 사람의 협력은 탄소 중립(탄소 순배출량 0)을 앞당길 수 있는 차세대 발전인 소형모듈원전(SMR) 분야로도 이어지고 있다.
16일 SK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과 최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글로벌 공중 보건 증진 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도 참석했다. 게이츠재단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당시 그의 아내였던 멀린다 게이츠가 2000년 세계 빈곤 퇴치와 질병 예방 등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게이츠재단은 2013년부터 이어져온 협력 관계를 확장해 향후 글로벌 공중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백신과 치료제 R&D를 이어갈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장티푸스 백신, 소아 장염 백신, 코로나19 백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항바이러스 비강용 스프레이 등을 개발하고 있다.
최 회장과 게이츠 이사장의 협력 관계는 소형 원전 분야로도 향하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테라파워의 7억 5000만 달러(약 9795억 원) 규모 투자 유치에 게이츠 이사장과 함께 공동 선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SK의 투자 전문 지주사 SK㈜와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을 받아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와 동남아 등지에서 테라파워의 원자로 상용화 사업에 참여해 무탄소 전력 수급을 통한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2008년 게이츠 이사장이 설립한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보유한 원전 업계의 혁신 기업이다. SFR 기술은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 냉각재로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증기를 발생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4세대 원전 기술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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