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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비싸도 너무 비싸"…수입 우유로 눈 돌린다

전체 우유 매출 3.5% 늘 때

'가성비' 멸균우유 11% 껑충

우유 수입량도 1년새 57%↑

폴란드 믈레코비타 목장.




고물가 속 수입 우유가 각광 받고 있다. 각종 인플레이션으로 먹거리 값이 오른 가운데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유통기한이 긴 멸균 우유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손에 꼽힐만큼 한국의 우유 가격이 비싸지자 수입 제품이 빈 자리를 파고들며 우유 자급률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20일 GS더프레시에 따르면 이달 1~18일 멸균 우유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우유 매출신장률이 3.5%인 것을 감안하면 멸균 우유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서도 최근 한 달간 수입 멸균우유 매출이 전년 동기간보다 18% 뛰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B2B 고객을 제외한 일반 가정 고객도 멸균우유를 찾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멸균우유는 높은 온도에서 무균 포장한 것으로, 일반 우유와 영양분은 같으면서도 최대 6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도 일반 우유보다 20~30% 가량 저렴하다. 이마트몰에 따르면 서울우유(1ℓ) 가격은 2570원인 반면 서울우유 멸균우유(1ℓ)는 2170원으로 400원 싸다. 아직까지 국내 멸균우유 시장은 국내 업체들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입 우유의 공세가 거세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멸균우유 수입량은 1만4640톤으로 전년 동기간 9283톤보다 57% 증가했다. 폴란드가 5433톤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고 이어 이탈리아, 독일, 호주 등의 순으로 수입량이 많았다. 쿠팡에서는 폴란드의 밀키스마와 믈레코비타의 멸균우유가 수입 우유 1~2위를 달리고 있다. 분유로 국내에서 잘 알려진 뉴오리진도 초프리미엄을 내세운 멸균우유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수입 우유 소비가 늘면서 국내 우유 자급률은 자연스럽게 하락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우유 자급률은 2011년 77.3%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45.7%로 낮아졌다. 특히 높은 원유 가격에 단가를 맞출 수 없는 유업체들이 수입 원유를 들여와 치즈와 발효유 등 유제품을 만든게 우유 자급률 하락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우유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원유 가격 산정 체계 개편을 추진 중이다. 흰 우유를 만드는 음용유와 치즈를 만드는 가공유의 원유값을 다르게 책정하자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골자다. 그러나 사룟값 급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낙농가들의 반대에 부딪혀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이달부터 목장에서 사오는 원유 가격을 ℓ당 1100원에서 1158원으로 인상하면서 우유값이 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전국 목장의 40%를 차지하는 서울우유가 원유 가격을 높게 책정해주는 탓에 나머지 60%의 목장주들의 압박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며 "원유 공급이 끊기는 사태는 막아야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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