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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지에로부터 정진국으로 이어진 '기적의 상자'

최고의 르 코르뷔지에 전문가 정진국 한양대 교수

정년 기념 '기적의 상자:706호의 건축적 풍경'展

'기적의 상자' 담은 토포하우스서 제자들과 함께

정진국 한양대 교수의 퇴임을 기념해 기획된 '기적의 상자:706호의 건축적 풍경' 전시 전경. /사진제공=토포하우스




근대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는 ‘기적의 상자’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가장 단순하고 순수한 건축의 형태를 지니면서도 외부를 향해 열려있는, 그러면서도 무한히 다양한 행위들을 담는 건축적 장치를 뜻한다. 건축가 정진국 한양대 교수는 지난 2004년 준공한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를 설계할 때 코르뷔지에의 이 개념을 생각했다. “누구든 그곳에 와서 재능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롭게 열린 공간”이라는 건축가의 바람은 갤러리의 정체성이 됐다. 그는 국내 최고의 르 코르뷔지에 전문가이기도 하다.

정진국 한양대 교수의 퇴임을 기념해 기획된 '기적의 상자:706호의 건축적 풍경' 전시 전경. /사진제공=토포하우스




이번에는 ‘기적의 상자’가 ‘706호의 건축적 풍경’이라는 부제를 달고 전시로 탄생했다. 지난 10일 개막해 21일까지 토포하우스 전관에서 열린 정 교수의 정년 퇴임 기념전이다. 706호는 건축가이자 건축이론가로서 40여 년을 바친 정 교수의 한양대 건축공학과 대학원 연구실을 뜻한다.

전시에는 정 교수의 작품만 선보인 게 아니다. 건축가 김세경·민서홍, 김재경 한양대 교수, 김희백 화가, 레고공인작가인 이재원 등이 참여해 건축과 예술의 공존을 보여줬다. 원찬식, 이경환·오주연, 이영미·임종혁·이동건, 이혜승·서진석 등 참여작가들은 정진국 교수의 ‘706호 연구실’을 거쳐 갔거나 그의 수업을 들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오현금 토포하우스 대표는 “유럽에서는 건축·회화·조각이 주요 3대 예술로 여겨지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건축을 예술의 한 분야로 여기는 인식이 약하다”면서 “이번 전시를 기회로 예술의 종합으로 ‘건축’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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