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을 이용해 아모레퍼시픽(090430)·현대코퍼레이션 오너가 2세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쿠쿠홀딩스(192400)는 주가 하락을 이용해 승계를 마무리 짓기도 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차녀 서호정 씨가 주식 20억 원어치를 장내 매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호정 씨는 24일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002790) 주식을 각각 7880주, 2만 8290주 사들였다. 전일 종가인 12만 1500원, 3만 3900원을 고려해 단순 계산했을 때 각각 9억 5700만 원, 9억 5900만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서호정 씨는 최근 하락한 아모레퍼시픽 주가를 고려해 향후 반등을 통한 수익을 노리고 저점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8월 들어 아모레퍼시픽·아모레G 주가는 각각 3.49%, 5.96% 하락했다. 연초 대비로는 무려 25.45%, 21.76%씩 급락했다. 앞서 서 회장의 누나인 서혜숙 씨와 서송숙 씨는 2015년 당시 아모레퍼시픽의 액면 분할 호재에 따라 지분을 매각하며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바 있다. 이에 금융 업계에서는 이와 비슷하게 저점일 때 주식을 매수한 후 향후 호재가 생겼을 때 매도해 수익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매수를 통해 서호정 씨의 아모레퍼시픽 지분은 0.01%로, 아모레G 지분은 0.16%로 늘어났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227840) 역시 자사주를 매입했다. 전일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의 두 자녀인 정현이·정우선 씨는 23일과 24일 이틀에 거쳐 각각 3만 155주, 2만 5175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23일과 24일 종가인 1만 1850원을 고려해 단순 계산했을 때 각각 3억 5700만 원, 2억 9800만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두 사람의 지분은 각각 0.78%, 0.32%로 늘어났다.
한편 증여를 통해 오너 2세의 승계를 마무리한 기업도 있다. 구자신 쿠쿠홀딩스 회장은 전일 공시를 통해 본인이 보유한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284740) 주식 전량을 구본학 쿠쿠전자·쿠쿠홈시스 대표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쿠쿠홀딩스 주식 97만 8525주(2.75%)와 쿠쿠홈시스 89만 2270주(3.98%)를 구본학 대표에게 넘겼다. 이로써 구본학 대표의 쿠쿠홈시스 및 쿠쿠홀딩스 보유 주식 수는 각각 1604만 2975주(45.11%), 460만 6180주(20.53%)로 늘어났다. 동시에 쿠쿠홀딩스는 3세 승계 작업도 시작했다. 구 회장의 차남인 구본진 제니스 대표는 24일 아들 구경모 씨에게 쿠쿠홀딩스 111만 9350주(3.15%), 쿠쿠홈시스 94만 4910주(4.21%)를 증여했다. 이로써 구경모 씨는 최대주주 리스트에 처음 이름을 올린 것과 동시에 3세 승계 포문을 열었다.
노루홀딩스(000320)는 6월부터 매일매일 조금씩 사들이며 지분 굳히기에 들어갔다. 한영재 노루홀딩스 회장의 장녀 한경원 씨는 6월 10일 3000주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8월 25일까지 총 18만 4396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 회장의 장남인 한원석 씨가 아닌 한경원 씨에게 승계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노루그룹 측은 “오너 일원으로서 주가 하락에 따른 매수가 이뤄진 것뿐 장남 승계에 대한 이견은 없다”고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이외에도 양규모 KPX홀딩스(092230) 회장의 친인척인 양혜지·양재웅 씨가 24일 각각 24주, 871주를 매수한 가운데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 회장도 16일과 18일에 이어 2000주를 사들였다.
마지막으로 이달 들어 주가가 2.77% 하락한 삼성전자(005930)에서도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졌다. 김시우 삼성전자 상무는 10일과 11일에 주식 2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저점 시그널로도 해석되기에 향후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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