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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의 섬세한 균형 바라는 시장”…“단, 최소 내년 금리인하는 없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잭슨 홀 연은 총재 발언 총정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CNBC 방송화면 캡처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을 하루 앞두고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1.67%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41%, 0.98% 뛰었는데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연율 -0.6%로 속보치(-0.9%)보다 개선됐고 독일도 0.1%로 속보치(0%)보다 높아졌죠.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1조 위안을 더 풀기로 했다는 것도 좋은 소식이긴 한데 어쨌든 시장은 파월 의장이 연설에서 ‘섬세한 균형’을 맞추기를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한때 연 3.03%까지 내려왔는데요.

종목별로는 전날 20% 이상 올랐던 펠로톤이 이날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면서 18% 빠졌지만 스노플레이크는 매출이 예상을 깨면서 22.82% 폭등했습니다.

잭슨 홀 미팅이 공식 개막한 만큼 오늘은 지역 연은 총재들의 발언을 모아 전해드리고 7월 개인소비지출(PCE)와 앞으로의 시장 전망을 알아볼텐데요. 지역 총재들의 발언은 꼭 내일 잭슨 홀 미팅이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을 점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조지 “금리 4% 이상으로 올릴 수도”…하커 “3.4% 이상으로 올린 뒤 유지”…보스틱 “데이터 강하면 9월에 0.75%p”…불러드 “월가 예상보다 인플레 지속”


우선 이날 나온 주요 지역 연은 총재들의 핵심 발언은 아래와 같습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총재

-“금리 더 올라갈 여지 있다(more room to go). 그것은 4%가 넘을 수 있어. 다만 어느 시점에 점진적이고 지속가능한 속도로 가야”

-“여전히 수요와 공급 불균형. 인플레 7월에 완화했지만 높아. 전방위적으로 확산.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제일 큰 걱정”

-“(인플레가 내려간다는) 확실한 트렌드를 알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연속 데이터 보기 원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금리를 3.4% 이상으로 올린 뒤 한동안 그 수준에 머물고 싶어. 이후 데이터가 더 올려야 한다고 하면 더 올릴 것”

-“9월 금리인상 폭은 그 전에 나올 인플레이션 수치를 보고 정할 것. 침체든 아니든 인플레 억제가 최우선 과제”

-“1983년 이후 금리인상 86회 가운데 75번이 0.5%p 이하. 0.5%p도 상당히 큰 움직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9월 FOMC 전 고용 및 인플레 보고서 있어. 데이터가 견조하고 인플레 명확히 완화 안 되면 0.75%p 가능할 것”

-“중립금리 3%에 가까워. 연말까지 3.5~3.75% 희망. 적정한 수준이 되면 그곳에 머물며 분석과 평가할 것”→금리인하 배제

-“인플레 피크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일러.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경제전망 등 신경 많이 써. 국내경기둔화 가속화할 수 있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말까지 금리 3.75~4.00% 돼야. 고용시장 강해 앞단에 많이 올리는 것(front loading) 선호”

-“내년은 어떻게 할지 말하기 힘들지만 인플레이션 월가 예상보다 더 지속적일 것. 위험 저평가돼 있어”

-“시장은 연준이 잘 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지만 현실은 더 높은 금리가 오래 갈 것”

패트릭 하커(오른쪽)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스티브 리스만 CNBC 기자. 로이터연합뉴스


이날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매파적 목소리를 냈는데요. 어느 정도 결을 맞췄을 겁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조지 캔자스시티 총재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여전히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있고 인플레이션은 높다”며 “이게 7월에 완화했지만 전방위적(broad based)”이라고 했죠. 앞서 금리인상 속도와 종착점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고 하면서 비둘기파적 면모를 보였던 그는 블룸버그TV에는 “금리가 더 올라갈 경지가 있다. 그것은 4%가 넘을 수 있다”고 속도를 늦추는 게 최고금리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하면서요.

4% 얘기는 내년에도 금리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뜻인데요. 조지 총재는 또 “인플레이션이 내려간다는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연속 데이터를 보기 원한다”고도 했습니다. 거꾸로 보면 연준의 의미있는 정책전환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최소 3달 인플레가 하락하는 추세가 뚜렷해야 한다는 거죠.



“브레이크 페달 끝까지 밟지 않을 것 기대” vs “연준 그동안 졸음 운전 눈깜박이면 안 돼”


중요한 것은 이날 총재들 발언을 모아 보면 내년에 금리인하를 한다는 내용은 없다라는 점입니다. 하커 총재는 “3.4%로 올린 뒤 한동안 머무르고 싶다”고 했고 보스틱 총재도 “적정한 수준이 되면 그곳에 머무르면서 정책을 분석하고 평가하겠다”고 했죠. 인플레가 월가 예상보다 더 지속적이며 위험이 저평가돼 있다고도 할 정도여서 더 올리면 올렸지 인하는 생각하지도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이같은 지역 연은 총재들의 발언에도 시장은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단련이 된 걸까요. CNBC는 “시장은 연준이 계속해서 페달을 끝까지 밟는 긴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만 재확인하면 된다. 이미 생각한 것보다 더 공격적이지만 않으면 된다는 것”이라며 "시장은, 인플레 하강 속도가 느리겠지만 이미 피크를 쳤다는 점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지역 연은 총재들의 말처럼 내일 파월이 월가가 기대했던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은 보여주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어메리카(BofA)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나는 그것이 우리가 언젠가는 (금리 인상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메시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는 긴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하로의 빠른 이동은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CNBC도 “파월은 시장이 듣고 싶어하는 것을 말하지 않을 것 같다”며 “파월은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 없으며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 인플레이션과 싸울 것임을 강조할 수도 있다”고 전했는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연준의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연준이 졸음운전을 해왔기 때문에 (2%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연준은 인플레에 초점을 맞춰야만 하며 지금보다 더 헌신적이어야 한다”며 “뜨거운 인플레이션을 다루면서 눈을 깜박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죠. 혹여라도 크게 비둘기파적으로 읽힐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마라는 얘기인데요.

9월 금리인상 전망.CME 페드워치


UBS도 “연준이 비둘기파로 옮기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인플레이션이 높고 노동시장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파월이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취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파월의 발언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건데요. 파월은 매파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장이 비둘기로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짐 카론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채권 거시전략 헤드는 “지금 시점에서 파월이 매파적이기 위한 기준(bar)은 높고, 비둘기파적이기 위한 기준은 낮다”며 “파월은 6월과 7월에 자신이 했던 말을 그대로 할 것이다. 그러면 시장은 이것을 비둘기파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론 헤드는 또 내일 파월 발언에서 최종금리(terminal rate)와 그 수준에 도달했을 때 얼마나 머무를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했는데요.

정리하면, ①지역 연은 총재들은 나와서 금리를 4% 이상으로 올릴 수 있으며 금리인상을 중단해도 인하는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②시장은 동요하지 않았으며(증시 상승, 국채금리 하락) ③투자자들은 지금까지 반영한 것보다 더 매파적이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④파월이 7월 FOMC 수준의 발언을 하면 비둘기파로 볼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파월의 속내와 관계 없이 시장이 그의 발언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달렸는데요. 비둘기파 파월은 주식시장에 불을 붙이고 국채금리는 떨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매파적 파월은 국채금리를 뛰게 하겠죠. 노현철 쿡(Cook) 캐피털 그룹 매니징 파트너도 “앞으로 10년 물 국채금리는 파월의 발언이 매파냐, 비둘기파냐에 달려있다”고 했는데요. 연준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고 시장도 연준이 아닌 데이터를 믿고 있기 때문에 막상 파월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지도 관건입니다.

“확 진전 없는 7월 PCE. 해고되면 바로 채용되는 고용시장”…“증시·국채금리 파월에 달려” 바론은 “지금도 투자기회”


연준이 매파적이더라도 시장의 기대 범위 안이라면 큰 움직임이 없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데니스 드부스쉐어 22V 리서치 설립자는 “우리는 내일 있을 잭슨 홀이 시장에 부정적인 충격을 줄지 확신이 안 든다”며 “시장의 기대가 매파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연설이 있는 26일에는 그보다 먼저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나오는데요. 현재로서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6.3% 증가해 6월(6.8%)보다 낮아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PCE는 4.7% 상승으로 6월보다 소폭(0.1%p) 낮아지는 데 그칠 전망인데요.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3%로 6월(0.6%)보다는 낫겠지만 그 전과 같은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은 상대적으로 강한데요.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4만3000건으로 전주보다 2000건 줄었습니다. 시장 예상치 25만5000건도 밑돌았는데요.

앞서 미국의 실업률이 3.5%로 나왔죠. 구인공고는 여전히 2배 많고요. 이는 정보기술(IT)을 비롯해 특정 업종에서 해고가 이뤄지고 있지만 곧바로 다른 분야에서 채용이 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노동시장이 견고하다는 뜻이죠. 앞서 노동부가 데이터 보정을 하면서 3월 말 기준 최근 1년 간 일자리가 당초 발표한 것보다 46만2000개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수정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더 많이, 길게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이 중요하다. 그가 어떻게 발언하는지와 시장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관건이다. 연준


실제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음에도 미국 경제가 더 버틸 수 있다는 말도 적지 않은데요. 당장 2분기 미국 GDP도 시장 예상(-0.8%)보다 좋았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테일러는 “나는 경기침체 비슷한 것도 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많은 일자리를 갖고 있다”며 “경제는 성장하고 있으며 단지 물가보다 덜 빠르다. 이는 실질 GDP가 약간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것을 경기침체로 부르는 것은 우습다”고 했습니다.

핵심은 지금이 아니라 내년 이후인 건데요. 지금이 경기침체라고 보는 이들은 상당히 적습니다. 수브라마니안 BofA 미국 주식 헤드는 “강세론자이어야 할 이유는 꽤 적다”며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있다. S&P500 기업의 마진을 가장 크게 해치는 임금은 끈적끈적하고 높다”고 우려했는데요.

반면 지난 6월 시장 저점을 두고 “일생에 한번뿐인 매수기회”라고 했던 억만장자 투자자 론 바론은 “기회는 그때 시작됐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바닥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결론은 정말 매력적인 가격이며 우리는 그때 이후로 계속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테슬라를 사랑한다는 그는 투자기회는 어떤 상황에서도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중요한 것은 내일, 파월 의장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내려야 하며 금리인상이 더 있을 것이라고 할 것임은 분명하다는 점입니다.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잭슨 홀 미팅에 대해 “중요한 시기다.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라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스스로 해결되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요.

그만큼 내일 있을 잭슨 홀 미팅이 의미가 큽니다. 파월이 어떤 말을 할지와 이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요. 파월 의장의 잭슨 홀 연설에 관한 심도있는 분석은 꼭 ‘3분 월스트리트’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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