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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자원 재활용 기술 활용 통해 ‘탄소중립’ 시대 대비

커피찌거기 활용해 축사 악취 제거

소 배설물로 고로 연료 대체 기술 개발

삼성과 반도체 침전물 재활용 연구도

축사 악취저감을 위한 커피박 지원 트럭.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004020)이 커피찌꺼기·소 배설물·폐수 침전물 등을 가치 있는 자원으로 만드는 재활용 기술을 연구하며 탄소저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속성장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구축함으로써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인천연수지역자활센터는 인천시에서 수거한 커피박을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내 축사 악취 저감을 위한 연구를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최근 체결했다.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미생물로 처리한 커피박을 축사에 적용할 경우 기존 축사 악취를 최고 95%까지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커피박이 좁고 밀집된 농촌환경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축사 악취 민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현장 실증 연구를 위해 많은 커피박이 필요했던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현대제철이 인천시와 진행 중인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를 통해 수거된 커피박을 공금받으면서 후속 연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커피박은 커피찌꺼기를 말하는 것으로 연간 약 15만 톤의 커피 원두가 수입되지만 그 중 0.2%만 커피를 추출하는 데 쓰이고 나머지는 커피박이 돼 버려진다. 그러나 최근 커피박의 다양한 활용도가 확인되면서 지난 3월에는 환경부로부터 순환자원으로 인정받는 등 커피박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생활쓰레기에 불과했던 커피박은 이제 자원으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대표적인 자원순환기업인 현대제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친환경 사회공헌사업을 발굴해 우리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 배설물로 고로 연료 대체=현대제철은 우분(소의 배설물)으로 고로 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 적용에 나섰다. 농식품부·농협중앙회와의 협업을 통해 올해 말에는 우분 고체연료를 고로 연료로 투입 할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제철과 농식품부·농협중앙회가 우분 고체연료 생산 및 이용 촉진 업무 협약을 맺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1톤의 우분 고체연료를 활용하면 4톤의 축산 폐기물이 재활용되면서 1.5톤(tCO2)의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환경적 효과와 더불어 수입원료 대체 등의 부수적 경제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우분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2200만톤 정도가 발생하지만 대부분이 퇴비로 활용되며 연간 200만톤(tCO2) 이상의 온실가스를 발생시켜 왔다. 우분을 제철소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은 그동안 우분의 수거·고체연료 제조에 대한 문제와 경제성 등을 이유로 상용화가 지연됐으나 9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반도체 폐기물로 수입 광물 대체=현대제철과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는 쇳물 속 불순물(황, 인)을 더욱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도체 폐수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플루오린화칼슘, CaF2 50~60%)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연구 결과다.

현대제철과 삼성전자, 제철세라믹(재활용업체) 등 3사는 2020년 8월 폐수슬러지 재활용관련 기술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톤의 형석대체품을 사용하여 철강재 생산에 성공했다.

형석은 전량 해외(남미, 중국 등) 수입에 의존 하고 있는 광물이다. 현대제철에서는 연간 약 2만 톤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현대제철은 이번에 약 1만여 톤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점차 사용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기술개발로 삼성전자는 그동안 시멘트공장으로 보내지던 폐수슬러지를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현대제철의 형석 구매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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