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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금융발작…국채금리 11년來 최고, 환율 또 연고점 [등 터지는 韓경제]

◆ 주식·채권·원화 '트리플 펀치'

美中 '2차 무역갈등' 점화 조짐에

韓 경제 버팀목 '수출' 악화 위기

외국인 이탈 등 금융시장 불안감

美 긴축쇼크·中 코로나 재봉쇄 등

구조적 악재 겹치며 블랙스완 우려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채권·원화가 동반 하락하는 것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펀더멘털)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재차 고조되면 그 직격탄을 최전선에서 가장 세게 맞을 국가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의 수출 지표는 매달 악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쓰촨성 성도(省都) 청두시를 봉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리크스 회피 심리가 더욱 고조됐다. 달러 강세 속에서도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매도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는 2400선이 위태로운 모습이다.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 악재들이 겹치면서 예상치 못한 금융시장의 충격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보다 2.28% 떨어진 2415.61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1조 1480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911억 원, 8871억 원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72포인트(2.32%) 하락한 788.32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800선에서 밀려났다.

경기 둔화 우려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 공세를 펼치면서 지수가 크게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는 등 미국의 고강도 긴축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엔비디아와 AMD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규제 조치가 전해지면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장 막판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에 인구 2100만 명의 청두시를 봉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이 더 커졌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월 한국 무역수지도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국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2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함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급락했다”며 “경기 둔화 우려, 미중 분쟁 등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매도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원화와 채권 가격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원 30전 오른 1354원 90전에 거래를 마쳤다. 4원 40전 오른 1342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점차 상승 폭을 키워 장중 1355원 10전까지 치솟으며 전날 기록한 연고점(1352원 30전)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2009년 4월 29일(장중 1357원 50전)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유럽발 에너지 대란 우려와 중국의 도시 봉쇄 재개로 유로화와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며 달러 강세에 기름을 부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다시 109선으로 올라섰다. 반도체 수출과 대중 수출 감소로 8월 무역적자 규모가 100억 달러에 육박했다는 소식도 원화 투매로 이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 흐름이 불가피한 만큼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경한 통화 긴축 기조와 글로벌 경기 불안 확대 등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달러 강세 기조가 누그러지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통화 긴축과 경기 둔화의 줄다리기 사이에서 원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빨리 1차 저항선(1350원)을 뚫은 만큼 연내 1400원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기별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3bp(1bp=0.01%포인트) 뛴 연 3.778%를 기록하며 6월 17일(종가 연 3.745%) 세웠던 연고점을 뛰어넘었다. 이는 2011년 8월 3일(연 3.82%) 이후 약 11년 만의 최고치다. 5년물·10년물 금리 역시 전일 대비 각각 8.7bp, 8.4bp 상승한 연 3.868%, 3.805%로 장을 마감하며 6월 세웠던 연고점(연 3.855%, 3.795%)을 갈아치웠다.

미 연준의 매파 기조에서 비롯된 긴축 공포에 미국 채권시장 금리가 발작적으로 급등하자 그 충격이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연준의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2007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3.5%선을 넘어섰다. 금리는 이번 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후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상승세를 지속하며 장중 3.2%선을 터치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단기물의 금리가 비교적 가파르게 상승하며 장기물과의 격차도 벌어지는 모습이다. 현재 미 2년과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0bp 이상 역전됐다.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 신호로 받아들여져 투자 불안 심리를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갈등,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다”며 “경기 침체 확대에 따라 금융시장이 계속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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