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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하던 증시선방 왜? “연준, 긴축지속 생각하면 좋은 지표가 좋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뉴욕 맨해튼의 월가. 로이터연합뉴스




2일(현지 시간) 8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잭슨 홀 미팅의 여진에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1일 나스닥이 0.26% 빠졌는데요.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0%, 0.46% 올랐습니다.

다만, 급락하던 나스닥이 막판에 상당히 올라왔고 S&P과 다우도 상승 전환하면서 마감했는데요. 지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별도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청두의 도시봉쇄 소식이 투자심리를 해쳤죠. 국제유가는 수요 감소 우려에 급락했는데요.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날보다 2.94달러(3.3%) 하락한 배럴당 86.6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달러인덱스는 109.9까지 오르면서 110 직전까지 갔죠.

종목별로는 미국 정부로부터 일부 대중 수출 제한을 받은 엔비디아가 -7.67%의 낙폭을 보였습니다. 번스타인은 엔비디아의 목표가를 210달러에서 180달러로 낮췄는데요. AMD도 2.99% 내렸죠. 오늘은 주요 경제지표를 살펴보고 왜 떨어지던 증시가 상승 반전 또는 하락폭을 줄였는지, 고용 보고서의 의미 등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4주 이평선 수치 감소”…“8월 제조업 PMI 52.8 예상치(51.8) 웃돌아”


우선 신규 실업수당 청구부터 알아보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주(8.21~8.27)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2000건으로 나왔는데요. 시장 예상치(24만5000건)를 밑돌았습니다. 그 전주보다도 5000건 줄어 6월2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변동성이 줄어드는 4주 이동 평균 수치도 지난 주에 24만1500건으로 그 전주(24만5500건)보다 감소했습니다. 노동시장이 둔화하지 않고 되레 회복하는 모습마저 보이는 것이죠.

최소 2주 연속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청구 건은 144만 건으로 2만6000건 증가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노동시장이 견고하다는 해석이 가능한데요. 7월 기업들의 구인 건수도 1120만 건으로 전달보다 되레 20만 건 늘었죠. 이안 린겐 BMO 캐피털 마켓의 미국 금리전략 헤드는 “파월이 공격적인 긴축을 지속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조업 수치도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이날 나온 미 공급관리협회(ISM)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8로 예상치(51.8)를 웃돌았는데요. 7월(52.8)과도 같은 숫자가 나왔습니다. 50 이상이면 확장을 뜻하는데 여전히 확장하고 있다는 의미죠. 가격 지수가 60.0에서 52.5로 떨어지고 신규 수주는 48.0에서 51.3으로 오른 것도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S&P 글로벌이 내놓는 8월 제조업 PMI 확정치도 51.5로 예비치(51.3)보다 약간 높았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현황. 노동부


다만, 제조업 PMI의 경우 △여전히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 △공급망·임금 등 비용압력 지속 △매파 연준에 금리상승 △강달러와 경기침체 우려에 해외 수요 부진 전망 등의 측면이 있다는 점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렌 클라츠킨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마지막 달은 제조업체들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국내 수요가 둔화하고 있으며 공급망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가 부담을 더할 것”이라고 봤는데요.

그럼에도 현재 경제가 꽤 괜찮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3월 이후 빠른 긴축에도 버티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연준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행적 통화 정책을 펴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탄탄한 노동 시장과 아직 버티는 제조업은 추가 금리인상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인데요. 키스 러너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에 있어 도전은 심지어 연준이 경제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증가속도가 느려지더라도 물가를 통제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전까지 다른 얘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다 보니 국채금리가 급등했는데요. 이날 10년 물 금리가 한때 연 3.3% 가까이 치솟았죠. 2년 만기 미 국채는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인 3.53%를 넘어 3.55% 선까지 올랐는데요. 밀러 타박의 매트 매일리는 “장기금리 상승이 최근 주식시장 하락의 원인”이라며 “앞서 국채금리 하락은 섬머랠리의 중요 이유였다. 고용보고서가 시장의 기대와 다를 경우 금리 방향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 말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유효했습니다. 이날 미 증시가 장중 약세를 보였는데요. 나스닥만 해도 -1.96%를 기록하면서 -2%가량 떨어졌죠.

“8월 고용, CPI 데이터와 더해져야 완전체”…“뉴욕 연은 선 그었지만 9월 들어 QT 우려”


하지만 오후 들어 빠르게 손실폭을 줄였고 상승 전환까지는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습니다. 복잡한 상황인데 억지로라도 해석하면 재커리 힐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전략 헤드는 "오늘의 반등은 시장이 연준이 성장이 아닌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소식이 실제적으로 좋은 소식이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고 분석했는데요.

사실 이날 오전만 해도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이라는 생각이 팽배했죠. 그래서 ‘강한 지표→미 경제 견고→추가금리 인상 가능성→미 국채금리 상승→증시하락’이라는 기존의 패턴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지표가 나빠야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낮출 수 있다는 생각과 연결돼 있는데요.

그런데 투자자들이 곰곰이 생각해보니 잭슨 홀 연설 이후 경기가 좋든 나빠지든 한동안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죠. 키스 러너 CIO의 판단과 같은데요. 즉 지속적인 금리인상과 고금리 환경을 생각하면 경제가 나쁜 것보다 차라리 버텨서 침체를 피하는 게 좋은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랬다 저랬다, 월가의 생각이 왔다갔다 하는 측면이 있지만 이날의 시장 움직임을 설명하는 데는 그나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2일에 나올 고용보고서가 중요합니다. 경제가 얼마나 좋은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날 기준 블룸버그는 8월 고용이 29만8000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전 예측보다 2000개 정도 줄었지만 실업률 예상치는 3.5%로 변동이 없습니다. 다우존스의 추정치는 31만8000개로 역시 실업률은 3.5% 정도입니다. 이대로라면 고용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한 게 입증이 되는 셈이죠.

‘3분 월스트리트’에서 말씀드렸듯 8월 수치에서는 전체적인 증가폭과 시간당 평균임금을 잘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균임금은 전달 대비 0.4%, 1년 전과 비교하면 5.3%로 추정되는데요. 전년 대비 수치는 7월(5.2%)보다 더 올라가죠.

주요 지수 수익률 현황


내일 나올 수치를 봐야 하지만 9월 기준금리 인상폭은 고용보고서에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가 더해져야 더 완벽한 예상이 가능해지는데요.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CPI보다 고용보고서가 0.75%p냐 0.5%p냐를 결정하는데 더 중요한다고 보고 있다”고 한 반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임금상승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 고용보고서를 지켜보겠다”면서도 “궁극적으로 나는 어떤 것보다도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인플레이션 기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고용시장 자체는 0.5%p냐, 0.75%p냐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기준 9월 0.75%p 인상확률이 76%입니다.

또 하나 봐야 할 것은 9월 들어 양적긴축(QT)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더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는 시장의 국채수요가 많았고 경기침체 우려가 있었으며, 재무부의 국채발행 규모 축소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죠. 최근의 우려는 아무래도 이달부터 축소 규모가 최대 950억 달러로 두 배 커지기 때문일텐데요.

마이클 하웰 크로스보더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은 QT와 양적완화(QE)를 에어컨 작동하는 듯이 생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궁극적으로 QT 탓에 또다른 QE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며 “대차대조표를 3분의1가량 축소하면 이는 기준금리를 5%p 올리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요. 이어 “QT가 너무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내년 어느 시점엔가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다시 늘리고 달러를 약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QT 관련해서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말을 꼭 같이 봐야 합니다. 그는 “QT 조기 중단 우려에 동의 안 한다”며 “대차대조표 조정이 매우 잘 되고 있다”고 했는데요.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긴축발작)’의 기억이 있기 때문에 규모가 확대되는 QT를 유심히 살펴야겠지만 섣부른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이 시장을 뒤흔들었던 것처럼 QT 조기종료와 QE 개시 얘기는 현 시점에서 연준에 정면으로 맞서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점, 알아둬야겠습니다.

“증시, 적절히 베어마켓으로 가야”…“하락기 가장 흔한 실수가 시장서 빠져나오는 것”…“장기 분할매수 전략 취할 때”


어쨌든 관심은 증시일텐데요. 고용보고서 이후 시장의 흐름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제프 밀스 브린 모 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어닝 전망이 감소하는 것을 고려하면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아직 높다”며 “우리는 여전히 적절한 베어마켓이 필요하다”고 했지요. 금융시장이 연준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건데요.

오늘 상황대로라면 고용이 강하면 오르고 약하면 떨어져야 하는데 시장이 그렇게 논리적으로 매일 움직일지 미지수입니다. CNBC의 베테랑 시장 담당 기자인 밥 피사니는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고용보고서상의 수치 둔화가 필요하다. 트레이더들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20만 개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며 나쁜 소식이 좋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는데요.

반대로 오늘 상황대로 좋은 소식이 좋은 소식이며 나쁜 소식은 나쁜 소식이라는 부류도 적지 않습니다. 피터 부크바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 CIO는 “약한 숫자는 채권가격 랠리(금리하락)를 불러올 것이며 증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경기침체 가능성에도 주식을 사는 게 좋지 않기 때문에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약한 고용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는 뜻이죠.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회장이 앞으로의 투자전략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시장에 대해 칼라일의 공동 회장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좀 더 길고 전략적인 접근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이날 “투자자들은 내년에 금리인하를 원했던 것 같은데 파월 의장이 당분간 금리인하는 없다고 한 만큼 다음 몇 달 동안 금리인상을 예상할 수 있으며 또다른 0.5%p 인상을 몇 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마도 내년 초에 금리인하가 없겠지만 큰 폭의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이어 “시장이 내려올 때마다 가장 흔한 실수가 시장에서 사람들이 빠져나오는 것”이라며 “여러분은 반대로 해야 합니다. 아직 침체는 상당히 멀지만 침체로 들어가면 사기에 좋을 때다. 가격은 언젠가 회복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실비아 자블론스키 데피앙스 ETFs의 CEO는 장기 분할매수를 권했는데요. 그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급여가 오르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피크가 된 것 같다”며 “하지만 고용시장이 뜨겁고 이것이 문제인데 (이럴 때는) 분할매수를 통한 장기 게임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조나단 크린스키 BTIG 수석 시장 테크니션은 S&P 3900을 주요 지지선으로 보고 있죠. 3900이 깨지느냐 아니냐를 중요하게 본다는 말인데요.

미국을 떠나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전 미국 에너지 장관 릭 페리는 러시아의 노드스트림1 가동 일시중단에 대해 “유럽은 에너지 문제가 위험한 상황에 있다”고 했는데요. 중국의 계속되는 코로나19 락다운(폐쇄)와 미중 갈등,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강달러에 따른 부채·외환위기 가능성 같은 하방 위험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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