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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우도까지 매일 가는 '이 차'…섬주민 삶이 달라졌다

[다시 기업을 뛰게 하자-3부. 혁신 현장을 가다]

<10> '로켓배송 전국화' 쿠팡 제주 캠프

추가비용 없고 기존보다 배송기간 3일가량 단축

주민 생필품부터 여행객 상품까지 다음날 문앞에

적자 감수하며 대규모 투자…배송 사각지대 없애

쿠팡 배송 차량이 제주 제주시 우도면 하우목동항에서 하선하고 있다./제주=백주원기자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포항에서 우도 하우목동항으로 향하는 배 안. 섬 주민이나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차들 사이에 낯익은 트럭 한 대가 실려 있었다. 바로 쿠팡의 로켓배송을 책임지는 ‘쿠팡카’다. 이 안에는 우도 내 식당에서 쓰이는 각종 비품부터 주민들의 각종 생필품이 가득 실려 있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은 육지에 있는 물류센터에서 출발해 제주항, 제주 1·2캠프를 거쳐 하루 두 차례씩 쿠팡카에 실려 이곳 우도로 배송된다.

쿠팡카가 우도 구석구석을 부지런히 돌아다니기 시작하면서 우도 주민 1600여 명의 삶이 달라졌다. 날씨 등의 변수로 배가 운행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익일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모영금(69) 씨는 “쿠팡이 없었을 때는 우체국 등을 이용해 물건을 받았는데 아무리 빨라도 3~4일은 걸렸다”며 “쿠팡에서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도착하니 요즘에는 쿠팡만 이용한다”고 말했다.

우도 주민들이 쿠팡을 선호하는 이유는 비단 빠른 배송만이 아니다. 우도 같은 ‘섬 중의 섬’에서는 그동안 도서 산간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쿠팡의 와우멤버십 회원이라면 우도 주민이라도 추가 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 우도에서 38개월 아이를 키우며 카페를 운영하는 이영국(46) 씨는 “도서 산간 지역이다 보니 항공료까지 부담해야 했는데 지금은 쿠팡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조금 비쌀지라도 웬만하면 이용하는 편”이라며 “온라인 쇼핑을 10건 한다면 그중 9건은 쿠팡 주문”이라고 말했다.

쿠팡 배송 기사인 ‘쿠팡 친구’가 제주 제주시 우도에서 배송하고 있다./제주=백주원기자


배송 기사 만나면 주민들이 음료 건네


주민뿐 아니라 우도 여행객들에게도 쿠팡은 꽤 매력적이다. 여행객들은 별도의 짐을 쌀 필요가 없고 여행 물품 하나를 빠뜨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주문하면 하루에 두 차례 우도를 오가는 쿠팡카가 이를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실제 우도에서는 배송 기사인 ‘쿠팡친구’가 한 펜션의 여러 호실 앞에 물건을 배송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쿠팡이 우도에 선사하는 편리함이 이와 같으니 쿠팡친구를 대하는 우도 주민들의 인심도 남달랐다. 이날 우도 배송을 맡은 쿠팡친구 하서빈(29) 씨의 쿠팡카에는 시원한 음료가 가득했다. 모두 우도 주민들이 그에게 전한 감사의 마음이었다. 하 씨는 “17가구를 배송하는 동안 벌써 음료 3잔을 받았다”며 “우도 내에는 큰 마트가 없다 보니 주민들이 쿠팡에 많이 의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높은 만족도만큼이나 근무 환경에 대한 그의 만족도도 높다. 2020년부터 쿠팡친구로 일한 그는 “배송하는 일이 재미있고 업무 만족도가 높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항에서 출발한 화물 차량이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쿠팡 제주 2캠프에 도착해있다./백주원기자


당장은 적자지만…전국에 물류센터 계속 확충


제주 우도뿐 아니라 전국을 로켓배송 권역으로 만드는 게 목표인 쿠팡은 수년간 물류센터 확충과 관련 기술 고도화, 배송 효율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전국 30여 개 지역에 100곳 이상의 대형 물류센터와 배송 캠프를 운영 중인 쿠팡은 이에 더해 대구광역시, 대전광역시, 부산광역시, 충북 음성·제천 등에도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는 분기별 수천억 원대의 적자라는 결과물을 가져왔고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과연 쿠팡이 적자를 벗어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나 쿠팡은 꾸준히 물류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만이 로켓배송의 전국화를 실현하고 고객들의 배송 만족도와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 결과 마침내 쿠팡은 올해 2분기 처음으로 조정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EBITDA)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 역시 이 같은 성과를 이끈 핵심 요인 중 하나로 물류에 대한 투자를 꼽았으며, 쿠팡은 조정 EBITDA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쓱닷컴, 마켓컬리 등도 물류센터 경쟁


쿠팡의 성장세에 자극받은 다른 e커머스 플랫폼들도 앞다퉈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은 3곳의 온라인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와 120여 곳의 피킹앤패킹(PP)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연말까지 지역거점물류센터(RDC) 2곳을 열고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대형 PP센터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선식품뿐 아니라 비식품 분야에 대한 익일 배송 서비스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김포시에 물류센터 2곳을 운영 중인 마켓컬리는 내년 중 경남 창원과 경기 남부 지역에 추가로 물류센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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