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이번 주에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하며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4·플립4와 ‘프리미엄 대전’에 나선다. 애플은 우월한 ‘두뇌’와 높은 사용자 충성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부품 공급난과 물가 상승, 그리고 강달러에 따른 원화 약세 등으로 신제품 출시 가격이 크게 뛸 수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에게는 없는 폴더블폰을 기반으로 ‘물량공세’를 펼쳐 프리미엄 시장 싸움을 벌일 계획이다.
4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8일 새벽 2시(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한다. 지난해보다 한 주 일찍 신제품을 공개하는 것이다. 아이폰14 시리즈는 기존 ‘미니’가 사라지고, 6.1인치 기본형부터 6.7인치 프로맥스까지 4가지 모델이 나올 전망이다. 또 일부 모델에서 상단 카메라 ‘노치’가 사라지고 갤럭시 시리즈 등에 적용된 ‘펀치홀’ 형태 구멍이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색상은 일부 모델에 ‘다크 퍼플’이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모바일AP는 상위 모델은 신형 A16, 하위모델은 기존 A15가 탑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아이폰14 시리즈는 ‘역대급’ 가격이 될 전망이다. 부품 공급난과 물가 상승으로 100달러 가량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360원마저 돌파하며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원화 표기 가격은 더욱 높을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4 프로맥스는 용량별로 1299(약 176만 원)~1699달러(약 231만 원)이 될 전망이다. 출고가 199만8700~236만1700원인 갤럭시Z 폴드4와 유사한 가격이다. 다만 갤럭시Z 폴드4는 7.6인치 내부 디스플레이와 6.2인치 외부 디스플레이를 갖춘 만큼 활용성과 디스플레이 원가 측면에서 아이폰14 프로맥스와 차별점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은 국내 가격 표기 시 실제 환율보다 더욱 높은 환율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 구매가는 더욱 높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14 시리즈는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갤럭시Z 폴드4·플립4와 맞붙는다. 올해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시장 중요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3% 줄어든 13억5700만대를 기록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올 1분기 1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글로벌 판매량은 164% 늘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절대강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400달러 이상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은 5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9%로, 작년 동기 대비 2%포인트 증가했다. 오포(4%), 샤오미(4%), 화웨이(3%) 등 중국 제조사들은 2분기에 자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시장점유율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4·플립4 물량을 대폭 늘려 아이폰 출시에 대응할 계획이다. 갤럭시Z 폴드4·플립4는 전작보다 초도 물량이 최대 3배까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이 1600만 대로 지난해보다 73%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갤럭시Z 폴드4·플립4 판매량이 900만대로 하반기 삼성전자 폴더블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를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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