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시장 선두를 다투는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전략 신제품으로 내놓은 ‘게이밍 모니터·TV’를 두고 장외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두 회사는 출시와 함께 시장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상대 제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자사 제품이 더 우수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시장 우위 선점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게이머들을 겨냥한 새로운 개념의 게이밍 TV·모니터를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주요 시장에 출시한 ‘오디세이 아크’를, LG전자는 IFA에서 최초 공개한 벤더블 OLED TV ‘플레스’(FLEX)를 각각 선보였다. 오디세이 아크는 커브드(curved) 모니터를 세로 모드로 전환해 사용하는 등 사용 환경에 따른 다양한 멀티 뷰를 지원한다. 벤더블 TV ‘플렉스’는 게임·TV 시청 등 시청 환경에 따라 42형 화면을 20단계로 자유롭게 구부렸다 펴는 기술을 갖췄다. 몰입이 중요한 게임 환경에서는 커브드로 활용하고, 일반 콘텐츠를 시청할 때는 평평한 화면으로 보는 식이다.
현지시간으로 2일 열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기자간담회에서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장(상무)은 LG전자의 벤더블 제품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커브드 TV를 만들 때 벤더블로 하는 방안을 계속 고민했었다”면서도 “폈을 때와 휘었을 때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인데, 어떤 콘텐츠를 봐도 지금(오디세이 아크)이 가장 편안하고 몰입감을 주는 편의를 제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접었다, 폈다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튿날(3일·현지시간) 진행된 TV 테크 간담회에서 ‘맞불’을 놨다. 간담회에 나선 백선필 LG전자 TV CX(고객 경험)담당 상무는 ‘세로로 돌아가는’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관람객들이) 세로로 돌려서 게임을 하다가 금방 가로로 돌리더라”라며 “55인치 제품인데 전체의 3분의 1만 사용한다. 나머지는 유튜브 영상 등 멀티뷰로 활용하는데 세로로 게임하는 경험이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가벼운 장외 설전과 함께 두 회사는 자사 제품의 긍정적인 평가를 전하며 경쟁력 우위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정 상무는 “게이머들의 니즈가 다양화되고 있고 ‘크로스 플랫폼’(플랫폼의 교차 사용)이 보편적 트렌드가 돼 가고 있는 만큼 어떤 상황에도 잘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용자의 니즈(필요성)가 폭발적으로 들어오는 분야 중 가장 핫한 영역이 게임이기 때문에 계속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상무는 “플렉스의 반응이 굉장히 좋다. 굉장히 주목받고 있다”며 “경쟁사의 게이밍 TV 제품 중 IFA 전시장에 전시된 정도로는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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