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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잘나가는 현대차…IRA 악재 뚫을 수 있을까 [선데이 머니카페]

8월 현대차는 6만 9437대 판매…월간 최다 기록

올해 내리막길 걷던 주가, 2일 장 중 20만 원 회복

"법 시행 전 계약분 세제 혜택 덕분…내년부턴 타격 불가피"

"중장기 구조적 개선 기대…IRA 우려 과도" 의견도

사진=현대




현대차(005380)가 8개월여 만에 고가 기준 20만 원을 넘겼습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재고 부족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도 현대차·기아(000270)가 지난달 홀로 기록적인 판매량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차 EV6 등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이런 호실적이 앞으로도 유지될지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0.51% 오른 19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장 초반엔 전 거래일 대비 4.09% 오른 20만3500원을 터치하기도 했습니다. 고가 기준으로 현대차 주가가 20만 원을 넘어선 것은 1월 24일(20만 원) 이후 처음입니다. 이날 기아도 전날보다 0.75% 오른 8만8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현대차·기아, 美서 8월 판매 역대 최대


8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차·기아는 8월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한 13만 5526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습니다. 현대차는 13.5% 늘어난 6만 9437대를, 기아는 22.4% 증가한 6만6089대를 팔았습니다. 올 들어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이자 역대 8월 기준 최고 실적입니다. 8월 실적을 공개한 완성차 업체들의 평균 판매량이 8%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 현대차·기아는 상승세를 유지한 셈입니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대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라인업에 대한 높은 수요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친환경차 판매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48.4% 늘어난 8633대, 기아는 151.3% 증가한 6270대의 친환경차를 팔았습니다.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뛰어 4000대를 돌파했습니다. 전용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5가 1516대, 기아 EV6가 1840대로 집계됐습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GV60는 324대가 판매돼 올 5월 판매 개시 이후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향후 IRA 시행 여파 주목해야




다만 지난달 17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IRA의 여파는 아직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법 시행 전 계약분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 대기 물량이 출고될 것으로 전망되는 연말까지는 현대차·기아 전기차의 상승세가 곧바로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새 전기차 보조금 규정, 현대차·기아 꿈을 깨뜨린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IRA 시행으로 가장 잃을 게 많은 회사는 현대차·기아라고 분석했습니다. 플로리다의 자동차 딜러인 앤드루 디페오는 로이터에 "모든 조건이 똑같은 상황에서 한 대는 7500달러 세금 공제를 받고 한 대는 받지 못한다면 나 같아도 현대차가 마음에 들어도 세금 공제를 받는 차를 살 것"이라면서, 새 차를 알아보는 일부 소비자들은 이미 현대차의 전기차를 선택지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에서 아이오닉5, 코나EV, 제네시스 GV60, EV6, 니로EV 등 5개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해당 모델들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에서 지급하는 7500달러(약 1000만 원) 전기차 보조금 지금을 받지 못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 맨친 상원의원, 척 슈머 상원의원, 제임스 클리번 하원의원, 프랭크 펄론 하원의원, 캐시 캐스터 하원의원.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IRA 법안 개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도 현대차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우려를 전달한 우리 정부 합동대표단에 11월 중간선거 등 국내(미국)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조적 성장세 기대...IRA 법안 우려 과도" 분석도


한편 현대차그룹의 구조적인 성장세에 주목하며 IRA 법안과 관련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IRA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악재 속에서도 오히려 친환경차에 대한 브랜드 가치는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에서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성장률은 80%에 이릅니다. 전기차 판매량은 103.9% 늘었고,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72.4% 증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제품과 브랜드 경쟁력이 개선되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차종이 성공적으로 출시됐으며, 미국 내 전기차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구조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IRA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온전한 수혜를 보는 실질 업체가 제한적이고 가격·소득 조건 때문에 보조금을 받기 까다로울 것"이라며 "직접 수혜 모델이 2024년에 집중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계획된 라인 전환과 당겨진 신규 공장 가동은 우려를 경감시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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