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005500)과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한 아리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올해 초 K-OTC(한국장외주식)에서 5000억 원 안팎에 머물던 기업 가치가 6000억 원을 넘기며 시장의 평가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하반기 치매치료제 임상 3상 진입과 맞물려 기업 공개 IPO 추진에 가속이 붙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4일 업계와 아리바이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삼진제약과 3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기술경영 동맹 협약을 맺은 가운데, 이 과정에서 비상장사인 아리바이오의 기업가치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프리 벨류가 약 6258억 원으로 평가됐다.
바이오 투자 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아리바이오는 지난 2월 총 1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발표한 시점보다 기업 가치가 올랐다. 당시 아리바이오는 K-OTC에서 5000억 원대 초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오히려 바이오 투자 시장이 위축하면서 4500억 원까지 시총이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삼진제약의 투자로 아리바이오의 기업 가치는 다시 상향 조정된 셈이다.
삼진제약이 갖게 될 아리바이오의 지분은 지난 2월 알츠하이머 치료제 파이프라인 AR1001 미국 임상 3상을 위해 확보한 1000억 원의 자금 중 마일스톤자산운용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중 일부에 해당한다. 당시 마일스톤자산운용은 전환우선주 111만 1111주를 신주 발행했다. 발행가액은 주당 2만 7000원이다. 삼진제약은 이 전환우선주를 자사주와 1대 1로 교환하며 기존 지분을 포함해 120만 9111주를 보유해 지분율 5.47%를 확보했다. 이는 정재준, 성수현 창업자에 이은 3번째 최대 지분으로 알려졌다.
아리바이오가 이번에 받은 기업 가치는 최근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바이오 기업의 시총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달 IPO를 위하 수요 예측과 청약에 나서는 4개 바이오 기업 모두 예상 시가총액은 1000억~2000억 원가량이다. 알피바이오는 808억~1050억 원, 선바이오는 1724억~1971억 원, 플라즈맵은 1594억~1949억 원, 샤페론은 1823억~2268억 원이다. 물론 최근 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에 따라 상장 공모가를 프리 IPO 단계 기업 평가액보다 낮춰서 IPO 문턱 넘기를 최우선으로 삼곤 한다.
그럼에도 아리바이오는 이번 기업 가치 상승에 따라 IPO 재추진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다소 지연되고 있는 치매치료제 AR1001 3상이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것으로 보여 이에 맞춰 다시 기술성평가를 신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치매치료제 AR1001 3상 IND 제출을 위해 연구설계와 규약 등을 작성 중으로 빠르면 3분기 말, 늦어도 4분기 초에는 신청을 완료하고 연내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2018년에 이어 지난 3월 두 차례 기술성평가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가장 최근 기술성 평가에서는 한국기업데이터와 기술보증기금에서 모두 BBB 등급을 받아 한 곳의 A가 부족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AR1001가 3상 신청을 완료하면 올해 3월 평가와는 달리 임상 2상 완료와 3상 진입이라는 개선된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더불어 지난 6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지원 대상기업에 선정됐다. 예비유니콘 선정 기업은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최대 200억 원의 특별보증을 지원받을 수 있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당사의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함께 IPO 진행일정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IPO 공모시장 상황 등 판단하여 기술평가 신청서를 제출하여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