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금융 당국 수장들이 5일 잇따라 9월 말 종료 예정인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의 재연장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내놨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 회의실에서 ‘금융 현안 관련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이들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가 특별 만기연장 조치를 6개월 이상 더 연장해 달라고 공식 건의한 가운데 김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늘 굉장히 어렵다는 말들을 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찾아가는 KB소호 멘토링스쿨’ 간담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여러 가능성을 굳이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금융권이 분담해야 할 고통의 부분, 정부와 금융당국이 챙겨야 할 부분, 그리고 혹여 소상공인·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 감내하실 부분이 있는지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며 “중기부 등 다른 부처와도 협의 중이고 파인튜닝(미세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정부 협의체 논의를 거쳐 이달 중순쯤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종료 여부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4월부터 시행돼 총 네 차례 연장됐다.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추가로 재연장이 결정될 경우 다섯 번째 연장 조치가 된다.
정부는 이달 말 금융지원 종료를 앞두고 은행권에 연착륙 프로그램 마련을 주문하는 한편 빚을 갚기 어려운 소상공인의 채무조정 지원을 위해 30조 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다만 파격적인 원금 탕감이 고의 연체 등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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