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되는데 국내에선 안되는 사업에 대한 '샌드박스 우회로'가 마련됐다. 암모니아로 수소를 만드는 설비가 국내에 들어서고, 폐윤활유를 새 윤활유로 재생시키는 기술도 한국에서 시도될 수 있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 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열어 14건의 새로운 샌드박스 규제 특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 특례로 롯데정밀화학은 암모니아로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 설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이 공장은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로 분해한 뒤 질소를 제거하는 설비다. 그간 수소경제 육성·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국내에서는 이 설비를 지을 수 없었다. 이번 특례 승인으로 롯데정밀화학은 안전기준 마련, 위험성 평가 등을 진행하면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SK루브리컨츠는 폐윤활유로 새 윤활유를 생산하는 기술 실증에 돌입한다. 그간 석유사업법상 윤활유를 만들려면 석유와 석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해야 했다. 다만 폐윤활유 혼합물질은 석유나 석유제품에 해당하지 않아서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는 "자원 순환경제 조성, 탄소중립 기여 측면에서 폐윤활유의 활용도를 인정한다"며 품질검사 진행과 결과를 관계 기관에 상시 공유한느 것을 조건으로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이외에도 △QR코드로 식품정보표시 변경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짐찾기 도움 서비스 등 사업이 규제 특례를 통과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규제 샌드박스로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설비들, 국민 편익을 늘릴 수 있는 서비스들이 실증에 들어갔다"며 “특히 해외에서는 되는데 국내에선 안되는 사업이 있다면 샌드박스로 먼저 우회로를 뚫고 법령 개정을 통해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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