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연일 하락하는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외화 지급준비율을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하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5일 금융사의 외화 지준율을 이달 15일부터 8%에서 6%로 낮춘다고 밝혔다. 지준율은 금융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로 외화 지준율을 낮추면 그만큼 시중에 유통될 수 있는 외화가 늘어난다. PBOC의 지준율 인하는 상하이가 봉쇄된 올 4월 이후 5개월 만이며 인하 폭은 2004년 이후 최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시중에 200억 달러의 외환이 풀릴 것으로 분석했지만 중국 시장의 크기 등을 고려하면 그리 큰 규모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PBOC가 지준율을 큰 폭으로 내린 것은 연일 하락하는 위안화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다. 6일 PBOC가 발표한 위안화 고시 환율은 달러당 6.9096위안으로 고시 환율이 6.9위안대로 올라간(위안화 약세) 것은 2년 만이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위안·달러 고시 환율이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친 것은 10거래일 연속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흐름이 꺾이지 않아 고시 환율을 올리기는 하지만 인상 폭을 제한해 ‘질서 있는’ 환율 상승을 유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의 노력에도 환율은 6일 또다시 상승했다. 역내 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6.9430위안까지 올라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역외 시장에서도 장중 6.9547위안을 기록하며 6.95위안대에 진입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부동산 침체 우려를 이유로 환율이 3개월 안에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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