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에서 주택분 재산세를 30% 한도까지 내는 가구가 5년 여만에 줄어들었다. 최근 몇 년 새 가파르게 올랐던 보유세 부담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7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2018~2022년 주택분 재산세 부과현황’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재산세가 전년 대비 30%까지 오른 곳은 올해 56만820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건수인 87만2135건보다 34.8% 줄어든 수치다.
주택분 재산세는 과도한 세부담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 30% 이상 올려받지 못하게 상한제가 걸려있다. 하지만 지난 정부 임기동안 30% 상한선까지 세부담이 오른 집들이 크게 늘어난 바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14만5000여 곳에 불과했던 부과 건수가 2021년 87만2000여 곳으로 늘어났고, 납부된 세금 또한 1350여억원에서 7559여억원으로 5.6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주택분 재산세 과세표준의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60%에서 45%로 낮추면서 재산세 부담이 줄어들었다. 또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경우 추가로 세율 특례를 적용받았다.
이에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2%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세금 한도까지 재산세가 부과된 가구는 오히려 감소했다.
서울 자치구별로 보면 재산세 30% 상한 가구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강남구였다. 2021년 8만3518곳에서 2022년 3만2840곳으로 60.7% 감소한 것이다. 은평구도 지난해 2만2065곳에서 올해 8755곳으로 60.3% 줄었다. 부과된 세금 또한 강남구는 69.7%, 은평구는 51.1% 감소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재산세 30% 상한 가구가 각각 58.3%와 51.3% 줄어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강동구(41.3%), 마포구(39.9%), 양천구(39.9%), 광진구(39.0%) 등도 세부담 상한가구가 평균 이상 줄었다. 세금 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똘똘한 한 채’가 집중된 곳과 1주택자 중산층 실수요가 밀집한 지역들이 정책 변화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본 셈이다.
한편 중저가 주택이 많은 곳은 세부담 상한 가구가 늘었다. 도봉·노원·구로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의 집값 급등에 따른 공시가격 상승으로 공시가 3억원 이하(세부담 상한 5%) 가구가 3억원 초과∼6억원 이하(세부담 상한 10%) 가구로 진입한 주택이 많아진 영향인지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의원실은 설명했다.
김 의원은 “세부담 상한 가구에 이어 집을 가진 모든 국민의 재산세가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재설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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