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에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가운데 KT(030200)클라우드의 투자유치에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와 신한금융그룹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결과가 주목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KR은 지난 2일 KT클라우드의 투자 유치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실시한 예비입찰에 참여해 KT클라우드 기업가치로 약 4조원 중반을 제시했다. IMM 등 입찰에 참여한 국내 사모펀드 대부분이 3조원 중후반대 기업가치를 KT클라우드에 매긴 것에 비하면 KT 입장에선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KT클라우드는 4조원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지분 10~20%에 해당하는 5000억~8000억 원의 외부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입찰에는 KKR와 함께 브룩필드자산운용·맥쿼리자산운용 등 해외투자자와 IMM크레딧솔루션·VIG얼터너티브크레딧·미래에셋자산운용·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지난 4월 분사한 KT클라우드는 투자 유치를 검토하던 초기 최대 5조원 기업가치에 1조~1조 5000억 원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KT그룹은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프라 혁신을 위해 외부 투자유치를 포함 1조 7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시중 금리의 급격한 상승 등에 투자 유치 눈높이를 낮췄지만 국내·외 기관들은 KT가 자회사 기업가치를 좀 더 낮게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KT는 이번 투자유치로 클라우드와 IDC 사업을 국내외에서 확장하려는 계획”이라며 “국내는 확고한 시장 지위를 갖고 있지만 해외에서, 특히 클라우드 사업의 확장성은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KT클라우드는 수도권 5개 IDC(강남, 용산, 목동1, 목동2, 분당)를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지만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해외 업체들이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KKR은 인프라펀드를 통해 응찰하면서 크레딧펀드 위주의 국내 투자자보다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펀드는 일반 에쿼티(지분투자) 펀드와 채권 투자에 가까운 크레딧 펀드의 중간 성격” 이라면서 “크레딧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지향하는 만큼 좀 더 위험을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클라우드는 보통주 방식으로 투자를 받고, 최소 수익 보장 장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펀드와 운용사는 적극적으로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신한금융그룹은 그러나 KT클라우드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검토 중이어서 협업 경험이 많은 KKR과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이 공동으로 지분을 확보하거나 KKR의 인수금융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과 KKR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데 최근 KKR 컨소시엄이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양사는 2019년 50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한 바 있으며 한국계인 조지프 배 KKR 회장이 5월 방한해 신한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KT 역시 신한금융에 단독 투자를 제안할 정도로 우호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확산되면서 홍콩과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찾고 있다" 면서 “이를 간파한 해외 투자자들이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지위를 보유한 KT의 데이터센터 투자에 적극적인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