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로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명을 교체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27년까지 국내 ‘톱 3’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7년까지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국내 ETF 시장에서 점유율 25%(50조 원)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략은 정면 승부다. 빅 2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필적하는 레버리지 등 파생상품부터 테마성 상품까지 두루 선보인다.
14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열린 ETF 브랜드명 교체 기자 간담회에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한국 최초 ETF를 최고로 만든 경험을 통해 국내 최초 자산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최고(ACE)로 만들기 위해 ETF명을 ACE로 바꿨다”며 “ACE는 최고 고객 전문가(A Client Expert)라는 뜻으로 고객 가치 추구를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KINDEX를 ACE로 바꾸는 배경에는 투자자에게 더 직관적으로 쉽게 인식되려는 의도도 담겼다. 앞글자가 ‘A’라서 상품 검색 시 먼저 노출되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자사 ETF 브랜드명을 킨덱스(KINDEX)에서 ACE로 교체하며 최고(最古) 자산운용사의 구겨진 자존심을 편다는 계획이다. 우선, 목표가 크고 높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2027년까지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국내 ETF 시장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50조 원을 차지해 점유율 25%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ETF 시장 점유율 톱 3에 해당한다. 8월 기준으로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이 약 40%,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약 38%로 양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면 승부 전략을 펼친다. 김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과 마찬가지로 레버리지·인버스 파생상품부터 테마 상품까지 같은 종류, 수의 상품을 출시하겠다”며 “여기에 더해 투자자도 미처 몰랐던 니즈를 충족할 상품을 출시해 차별성을 갖추겠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다수의 자산운용사가 빅 2를 의식해 틈새 시장을 노리는 것과 달리 우리는 ‘메이저 마켓 플레이어’를 목표로 한다”고 부연했다. 신규 ETF 출시 일정도 귀띔해줬다. 김 본부장은 “반도체 주식이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며 “하반기 중 반도체 ETF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력에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배 대표는 “새로운 인력 수급은 비용이 들더라도 추진하려 한다”며 “기존 인력도 능력에 따라 급여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삼성자산운용 인력을 스카웃하는 것은 ‘젠틀맨 어그리먼트(신사협정)’에 따라 당분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굳이 경쟁사가 아니더라도 좋은 인재라면 언제든 영입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브랜드명이 KINDEX에서 ACE로 바뀌는 것은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친 후인 다음 달 13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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