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향후 5년간 67조 원을 투자한다. 앞서 국내에 총 179조 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40% 가까운 금액을 지방 경제 활성화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쓴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핵심 성장 동력인 배터리(Battery)·바이오(Bio)·반도체(Chip), 이른바 ‘BBC’ 산업의 국내 기반 시설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의 비수도권 투자를 단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SK는 2026년까지 국내와 해외에 총 247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번 투자액은 국내에 투입될 179조 원의 일부다. 비수도권 투자는 △반도체·소재 30조 5000억 원 △그린(친환경) 22조 6000억 원 △디지털 11조 2000억 원 △바이오·기타 2조 8000억 원 등으로 SK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에 집중됐다.
최근 계속되는 경제위기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 시설에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해부터 2년간 73조 원을 집행한다. 내년까지 단행될 국내 투자 역시 △반도체·소재 48조 7000억 원 △그린 12조 8000억 원 △디지털 9조 8000억 원 △바이오·기타 2조 2000억 원 등 BBC 산업에 몰려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에도 2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이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국내 시설 투자에 나선 데는 주요 관계사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지방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SK하이닉스가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충북 청주 M15X(eXtension)에 총 15조 원을 투자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SK실트론은 SiC 웨이퍼(차세대 전력 반도체용으로 주목받는 기초 소재) 제조 공정 확대를 위해 최근 1900억 원을 들여 경북 구미2공장의 웨이퍼링과 에피 그로잉 생산 설비를 증설했고 2025년까지 구미에 1조 원을 추가로 투자해 공장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SK㈜ 머티리얼즈는 내년까지 경북 영주·상주, 세종 등에 1조 원을 투입해 특수·산업 가스와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 소재 생산 공장을 신·증설한다. SK E&S도 2025년까지 5조 원을 투자해 충남 보령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인근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청정수소 생산 플랜트를 구축한다.
‘BBC 산업’의 추진 동력 확보를 위해 1만 3000명 이상의 대규모 채용도 진행한다. 올해 채용 규모는 지난해 채용 규모인 8500명보다 50%나 늘었다. 특히 BBC 산업 중에서도 배터리 사업에서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1000명 이상을 채용했다.
SK 관계자는 “국내 고용을 창출하고 소재·부품·장비 등 이른바 소부장 협력 업체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재 계획된 중장기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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