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3배 성장, 자산 10배 성장’
메리츠화재가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후 지난 17년간 올린 성과다.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될 때만 해도 메리츠화재의 자산은 약 2조 7000억 원, 시가총액은 약 1700억 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자산 약 28조 원(22년 상반기 기준), 시가총액 4조 5000억 원(8월 23일 기준)으로 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큼 영향력 있는 존재로 성장했다. 메리츠금융지주로 확대해 보면 그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2005년 화재와 증권을 합친 메리츠의 자산은 3조 3000억 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6월 기준으로 90조 원에 거의 다다르며 약 30배의 성장을 이뤄냈다. 한진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2002년 세상을 떠나면서 조정호(사진) 회장은 당시 그룹 내에서 가장 규모가 작았던 금융 계열사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현재 메리츠금융그룹은 당시 한진그룹 계열사들 중 제일 잘나가는 회사로 성장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이처럼 비약적인 도약을 이룬 비결은 조정호 회장의 ‘인재 경영’과 ‘철저한 성과주의’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조 회장은 회사의 성장 및 발전에 최적이라고 생각되는 우수한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뒤 이들을 믿고 사업을 맡긴다. 2011년에 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인 채권전문가 김용범 부회장을 영입했고 앞서 2009년에는 골드만삭스 출신 최희문 현 메리츠증권 대표를 영입해 투자 부문의 전권을 맡겼다. 두 대표는 현재까지 그룹의 양대 축인 증권과 보험을 맡고 있다. 조 회장은 전문경영인의 경영 활동에 간섭하지 않고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대폭적인 권한 이양으로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각 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책임지고 진행한다. 몇천억 원짜리 투자까지도 사후 보고로 진행된 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조 회장은 “메리츠는 사람과 문화가 전부인 회사”라고 강조한다. 사람이 전부인 회사인 만큼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메리츠금융그룹의 모든 계열사는 확실한 보상 체계를 제공한다. 승진 연한이 따로 없어 계열사별로 40대 젊은 임원이 여러 명이다. 또 학력이나 직급이 아니라 회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만 보고 충분하게 보상한다. 그러다 보니 회장·부회장보다 연봉이 더 많은 임원이나 팀장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매년 증권 업계와 보험 업계 직원 평균 급여 순위에서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