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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인재난에…'라이벌' 카카오모빌리티-T맵 손잡았다

■ 모빌리티 빅2 '적과의 동침'

데이터 경진대회 첫 공동 개최

양사 실제 교통 데이터 제공 등

우수인력 확보 위한 마중물 포석

사진 제공=카카오모빌리티






국내 양대 모빌리티 기업인 카카오(035720)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가 처음으로 손을 잡고 ‘인재 구하기’에 나섰다. 택시·대리 시장 등에서 사사건건 부딪쳐온 두 기업이 함께 개발자 채용 대회를 연다. ‘적과의 동침’을 불사하고 실제 데이터까지 제공하며 대규모 대회를 공동으로 연 데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우수 개발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가 공동 주최하는 ‘데이터 경진 대회’가 이달 2일 개막해 22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대회는 팀을 이뤄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일종의 ‘해커톤’으로 양 사는 각자 문제를 출제하고 1·2·3등 수상자들에게 총 20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양 사는 경진 대회 참가자들로부터 결과물을 28일까지 제출받아 당일 최종 수상자를 발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은 자율주행을 위한 소프트웨어에 핵심인 것은 물론이고 각종 모빌리티 간 연계를 통해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기업 입장에서 모빌리티 수요 흐름을 예측해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양 사가 처음으로 함께 연 대회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양 사는 택시·대리 시장을 시작으로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같은 미래 기술 등 모빌리티 전 영역에서 전선을 형성하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공동 참가와 더불어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양 사의 실제 교통 데이터가 제공된다. 이 점은 AI·빅데이터·모빌리티 분야에 관심이 많은 우수 인재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에 유리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번 대회 참여 대상은 국내로 한정되지 않으며 본선 참가자들의 체류 비용도 지원될 예정이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례 없이 양대 모빌리티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만큼 규모도 커지고 그만큼 좋은 인재들이 참여하기에 좋은 환경임은 분명하다”며 “또한 처음으로 실제 데이터를 통해 분석을 진행할 수 있어 옥석을 가리기에도, 좋은 인재를 선발하기에도 훨씬 나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수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한창인 상황이기에 양 사는 이번 대회를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마중물로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 긴축 정책에 정보기술(IT) 업계 채용 열풍이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최상위 우수 개발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각 사의 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실제 출제된 문제를 보면 각 사가 당면한 고민과 관심사도 엿보인다. 주차장 운영 업체 GS파크24를 인수하는 등 최근 주차 사업을 포함한 모빌리티 수직계열화에 힘을 주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실제 주차 스테이션에서 수집된 로그 데이터를 주고 주차 스테이션 만차 흐름을 예상하는 문제를 냈다. 반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해 온 티맵모빌리티는 속도 및 이동 시간을 고려해 특정 구간의 1시간 동안 도로 상황을 예측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서울 소재의 한 AI 대학원 관계자는 “기업들과 이야기해보면 요즘은 좋은 IT 개발자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몸값이 1억 원 정도 든다고 이야기한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커톤을 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상 좋은 인재를 먼저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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