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속되는 생산 차질로 8월 휴대전화 완제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컴퓨터 등 IT 기기 수출은 25% 이상 대폭 줄었다. 8월 말 갤럭시Z 폴드4·플립4가 출시됐음에도 스마트폰 수출이 크게 줄며 삼성전자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이어진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193억1000만 달러, 수입은 13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은 4.6% 줄고 수입은 18.7% 늘어, 이 기간 무역수지는 88억5000만 달러에서 57억9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반도체(6.8%), 디스플레이(5.3%), 휴대전화(3.3%), 컴퓨터(25.3%) 등 전 분야 수출이 줄었지만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는 휴대전화와 컴퓨터였다. 컴퓨터와 주변기기 수출은 7월 21.9% 줄어든 데 이어 2달 연속 20% 이상 감소세를 보여 12억60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휴대전화는 카메라모듈 등 부품 수출이 8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3% 늘어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완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34.7% 크게 감소한 2억6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완제품과 부품을 더한 전체 휴대전화 수출도 7월 6.1%에 이어 2달 연속 감소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삼성전자 전략 제품인 갤럭시Z 폴드4·플립4가 출시됐음에도 휴대전화 수출이 줄어든 점이 뼈아프다. 특히 중저가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의 8월 휴대전화 수출은 부품 분야 성장에 힘입어 6억60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3% 늘었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는 와중 한국은 후퇴 일변도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속히 나빠진 경기와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취향이 맞물려 스마트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며 “폴더블 폰의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지는 9월에도 수출이 줄어든다면 올해 업황 반전이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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