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리츠와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16일 마감한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일제히 저조한 성적을 면하지 못했다.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던 더블유씨피(WCP)도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며 공모주 외면 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KB스타리츠는 16일 일반 청약을 마감한 결과 2.06 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에 모인 청약 증거금은 총 553억 원에 그쳤다. 5월 669 대 1의 청약 경쟁률로 6조 원 가까운 증거금을 동원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357430)와 비교하면 크게 부진한 것이다. KB스타리츠는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이후 4개월 만의 공모 상장 리츠로 주목을 받았다.
성장성 높은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로 관심을 모았던 오픈엣지도 일반 청약에서 78.2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오픈엣지의 IPO를 대표 주관한 삼성증권(016360)에는 3308억 원의 청약 증거금이 들어왔다. 오픈엣지 역시 7~8일 수요예측에서 44.3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기관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관들의 외면으로 오픈엣지는 확정 공모가를 희망가보다 33.3~44.4% 낮은 1만 원에 결정해야 했다.
오픈엣지의 공모 흥행 실패 역시 최근의 고금리·고물가와 관련이 깊다는 해석이다. 오픈엣지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07%의 매출액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유망한 회사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매출이 70억 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희망 공모가를 3000억 원대로 설정해 ‘고평가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금리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오픈엣지 같은 ‘성장주’가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IPO 시장 침체로 WCP 같은 ‘조 단위 대어’도 공모 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WCP는 14~15일 수요예측에서 기관의 응찰이 생각보다 저조하자 공모가를 기존의 8만~10만 원에서 6만 4000원으로 낮추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공모가 상단 기준 3조 4000억 원 수준의 몸값이 거론됐던 WCP는 2조 원에 코스닥 시장에 데뷔하게 됐다. 최대주주인 더블유스코프는 WCP의 일반 청약에 보다 유리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구주 매출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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