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영업적자를 거둔 코스피 상장사에서 상반기 5억 원 넘는 보수를 받은 임직원이 최소 45명으로 나타났다. 12분기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남양유업(003920)의 홍원식 회장은 올 상반기 8억 원이 넘는 보수를 수령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126개 중 24개 기업에서 올 상반기 보수로 5억 원 이상 받은 임직원이 1명 이상 존재했다.
단재완 계양전기(012200) 회장이 올 2분기 적자 기업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양전기는 2분기 영업손실 33억 원을 기록했으며 주가는 올해 들어 16.26% 하락했다. 단 회장은 퇴직소득 49억 6000만 원을 포함해 52억 6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5월 27일 임시 주주총회 당시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영근 진원생명과학(011000) 대표가 2위였다. 박 대표는 진원생명과학이 2분기 영업손실 94억 원을 기록하고 올해 주가가 37.65% 하락하는 가운데 30억 원이 넘는 보수를 챙겼다. 상여 28억 원과 급여 5억 8000만 원을 합쳐 33억 8000만 원을 상반기 보수로 받은 것이다. 진원생명과학 측은 “코로나19 부스터 전용 백신 미국 1상 수행,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구축 및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등에 적용 가능한 혁신적인 치료 방법에 대한 기초연구 성과 등을 고려해 상여금 액수를 산출했다”고 공시했다.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대표도 올 상반기 상여 27억 3800만 원과 급여 3억 원 등을 합친 30억 4400만 원을 보수로 수령해 뒤를 이었다.
지배주주들의 고액 연봉도 눈길을 끌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은 상반기 17억 4100만 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손실이 195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남양유업의 홍 회장은 올해 상반기 급여로만 8억 11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만 원 늘어난 수치다. 홍 회장은 2021년 5월 4일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던 당시에도 상반기 보수로 8억 800만 원을 수령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동양고속(084670)의 최성원 회장이 상반기에만 6억 4200만 원을 받았다.
2분기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증권 업계도 억대 연봉 임원들이 줄줄이 나와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올해 2분기 영업손실 30억 원을 낸 한화투자증권(003530)에서는 최용석 전무(26억 2600만 원) 외 4명이 5억 원 이상의 보수를 수령했다. DB금융투자(016610)에서는 곽봉석 부사장(22억 2800만 원), 고원종 대표이사(5억 4800만 원) 외 4명이 5억 원 넘는 보수를 받았다. 올해 2분기 DB금융투자는 영업이익 45억 원 적자를 냈다. 김신 SK증권(001510) 대표이사는 7억 7300만 원, 궈밍쩡 유안타증권(003470) 사장은 13억 2800만 원을 받았다.
카카오페이에서는 보수 지급 금액이 5억 원 이상인 상위 5명 모두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이익을 거뒀다. 이들의 보수는 26억 2900만~39억 7000만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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