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을 앞둔 홍어의 몸값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대표 잔치음식인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로 각종 모임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이전 몸값 수준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이달 1~16일 기준 군산·울산·인천 해역에서 잡힌 홍어 경매가는 1㎏당 8467원으로 2년 전의 6240원보다 36%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서도 6% 뛰었다. 2018년까지만해도 홍어 경매가는 1㎏당 1만 원에 육박했으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2019년 7700원, 2020년 6000원 대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 빠르게 제가격을 찾고 있다. 대표 생산지인 흑산도 홍어 가격도 대(大)자 기준 지난해 한 마리당 30만 원까지 떨어졌으나 이달 4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신안수협 측은 밝혔다.
생산량도 늘었다. 2018년 국내 홍어 생산량은 700만톤 수준이었으나 2019년 1287톤, 2020년 2054톤, 지난해 3121톤으로 급격히 뛰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시장 수요와 공급이 함께 증가한 사례"라며 "각종 모임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 요소가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라도 대표 음식인 홍어는 경조사 때마다 빠지지 않고 상에 올라오는 잔치음식으로 꼽힌다. 정부는 2021년 흑산 홍어잡이 어업을 국가중요어업유산 국내 11호, 전남 6호로 지정하기도 했다. 한해 국내 전체 홍어 소비량의 약 80%가 국산이고 나머지가 수입산이다. 2010년대 초반에는 전체 소비량의 60% 이상을 수입산이 차지했으나, 국내 생산량이 증가하며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홍어 금어기나 금지체장 등을 설정해 자원 남획을 줄인 효과로 풀이된다.
수입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홍어 수입량은 954톤에 달했으나 2018년 663톤, 지난해 461톤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입산 홍어 가격도 한 상자(10㎏) 기준 2018년 10만 원 대에서 이달 20만 원대로 비싸졌다. 국내 홍어 수입의 절반 이상은 아르헨티나가 차지하고 있다. 이어 칠레와 캐나다, 스페인 등을 통해서도 홍어가 들어오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관상 목적 이외에는 홍어의 수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산 홍어가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 시리즈로 최근 화제를 모은 '수리남'에서도 과거 홍어를 수입했을 것으로 국립수산과학원은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수리남에서 수입한 어류는 냉동 어류 253톤이다. 수입 품목에 홍어는 포함돼있지 않다. 반대로 같은 기간 한국 수리남에 약 80톤의 고등어를 수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