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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술 앞세운 삼성 "탄소중립 비용,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을 것"

'2050년 탄소중립' 실현할 기술 소개

저전력 제품 개발·극한의 수자원 재활용 등

"공급망 최적화 비용 절감…소비자 전가 안해"

송두근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부사장)이 16일 브리핑에서 반도체 제조 공정의 에너지 감축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김형남 DX부문 글로벌CS센터장(부사장)이 16일 브리핑에서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 강화를 위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삼성전자(005930)가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을 전가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효율 향상에 상당한 비용이 추가될 수 있지만 다양한 혁신기술 적용과 공급망 최적화로 소비자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저전력 제품 개발, 자원 재활용,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 활용 등을 바탕으로 한 ‘신(新)환경경영전략’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총 7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번 발표를 바탕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하겠다면서 핵심 기술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전자 김수진 ESG전략그룹 부사장, 송두근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부사장), 김형남 DX부문 글로벌CS센터장(부사장)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환경경영전략 달성을 위한 주요 혁신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초저전력 반도체·초절전 제품 개발과 함께 자원 순환 극대화, 극한의 수자원 재활용을 위해 현재 실행되고 있는 기술과 앞으로 개발할 과제를 설명했다.

반도체(DS) 부문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초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통해 데이터센터·서버, 개인용컴퓨터(PC), 모바일기기, 그래픽·게임 등 다양한 응용처의 전력 절감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저전력 D램인 LPDDR5X를 사용하면 속도는 높이면서 전력 효율을 약 20% 개선할 수 있다. 고성능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PM1743’의 경우 전력 효율을 30% 이상 향상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억 6400만 톤 규모의 방대한 용수를 사용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제조공정 개선, 재활용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수자원 재활용률을 최대한 늘려 2030년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국내 라인 증설로 하루 물 사용량이 2030년에는 현재의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인데, 공공 하수처리장 물까지 재처리해 사용함으로써 수요가 늘어도 현재 수준의 취수량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TV·가전·스마트폰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은 사용한 물 100%를 환원할 방침이다.



대기·수질 오염물질 배출도 2040년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자연상태’ 수준으로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미 국내 법 기준의 30% 이하 수준으로 대기·수질 오염 물질을 관리하고 있는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미생물 활성화 기술, 처리 조건 최적화 기술 등 고도의 수처리 기술을 적용해 수질을 개선하고 알칼리·유기성 가스 통합처리 기술 등을 통해 대기 오염물질도 깨끗하게 관리한다.

온실가스의 경우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처리기술 혁신으로 배출을 ‘제로화’ 할 계획이다. 업계 최초로 개발된 통합처리시설 RCS를 적용하고, 기존 처리시설 개선을 위해 고효율 촉매를 개발하기로 했다. 보일러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폐열 활용을 극대화한다.

TV·가전·스마트폰의 경우 에너지효율형 ‘초절전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스마트폰·TV·냉장고·세탁기·에어컨·PC·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한다. 일례로 냉장고의 경우 외부에 초고성능 진공단열재(VIP)를 사용해 전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식이다. 고비용 부품 사용이 필수적이어서 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형남 부사장은 “기존 단열재보다 성능이 좋아 가격이 비싼 건 사실이지만 회사의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협력사와 힘을 합치면 부품 가격이 낮아지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을 전가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폼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통한 소비자 사용단계의 에너지 절감 구상도 밝혔다. 가전제품에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 기능을 도입해 가구의 총 전력 사용량, 가전 기기별 사용 패턴, 일일 사용량·절약량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AI 절약모드’를 사용하면 인공지능(AI)이 필요시 전자제품을 에너지 절약모드로 자동 작동한다. 이와 함께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재생플라스틱)을 사용하기로 했다.

폐배터리 대상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폐쇄구조) 재활용 체계를 구축해 2030년까지 수거한 모든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재활용해 신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폐배터리를 수거한 뒤 전문 재활용업체를 통해 이를 파·분쇄하고 여기서 코발트, 리튬 등 주요 금속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배터리 재활용업체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선 한국, 베트남, 브라질, 인도 등 생산법인의 폐배터리를 대상으로 재활용을 시작하고 이를 갤럭시 신모델에 적용하기로 했다.

김수진 부사장은 “탄소중립이라는 과제 도전은 혼자 할 수 없고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들이 함께 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과제”라며 “동종업계·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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