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투자 위축기에 접어들며 뒤숭숭한 분위기인 가운데 올 8월 채용 분야의 일부 지표가 반등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보기술(IT) 벤처 채용 시장에 이른 한파가 몰아 닥칠 거란 우려가 다소 과한 평가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취업플랫폼 원티드랩(376980)에 따르면 올 8월 신규 채용 공고는 총 7322건으로 집계됐다. 전달(7269건) 대비 증가했다. 전년 동기(5488건)와 비교해서는 33.4%나 급등했다. 채용 합격건 수도 1454건으로 7월(1310건)보다 많아졌다. 원티드랩은 IT 직군의 핵심 인력을 연결해주는 인력 창구(플랫폼)로 사이트에 올라오는 전체 채용규모 가운데 IT분야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원티드랩의 채용 지표는 앞서 2개월 연속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규 채용공고의 경우 올 5월 8498건에서 6월 7403건, 7월 7269건으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원티드랩 플랫폼에 가입하는 개인 회원과 이들의 채용 지원은 매달 늘어났지만 합격은 5월 1596건에서 6월 1470건, 7월 1310건으로 역시 두달 연속 빠졌다. 여기에 이에 일부 IT업체들의 투자 중단 소식이 맞물려 벤처 채용 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들이 대세인 것처럼 얘기가 돌았다.
하지만 8월 들어 원티드랩의 각종 지표가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우려하는 만큼 시장이 위축된 것은 아니라는 해석들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통화 긴축 기조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나가는 업체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선데 근거한 분석이다. 일반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내며 IT 인력을 향한 구애가 여전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예를 들어 세무 스타트업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빌런즈’는 최근 몇 년 만에 두 자릿수 경력 개발자 채용 작업에 들어갔다. 로컬 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요기요’도 직전 연봉의 50%를 신규 보너스로 내걸며 직원 뽑기에 나섰다.
물론 관련 채용 시장이 전반적으로 반전됐다고 평가하는 건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대표 IT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며 군살 빼기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추세적 반등을 이어갈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의 경우 올해 공채 인원 규모를 작년보다 약 30%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표가 반등했다는 건 다행스럽지만 흐름이 완전히 반등세로 들어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유동성 위기로 스타트업들의 폐업이 잇따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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