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개 대회까지 출전 정지가 부과되며 최대 1억 원의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최근 이런 내용이 포함된 공지사항을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홈페이지에도 게재했다. 협회 회원 중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드권자가 아닌 경우 LPGA 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없음을 알리며 이를 어길 경우 상벌위원회 규정에 따라 징계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주지시킨 것이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로 지난해까지는 KLPGA가 ‘로컬 파트너’로 참여해 KLPGA 투어 상금 상위 30명도 출전했다. 이들의 성적은 KLPGA 투어 상금 랭킹에도 반영됐다. 하지만 이후 대회의 몇몇 부문에 있어 LPGA와 KLPGA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올해는 KLPGA가 빠진 채 LPGA 단독 주관 대회로 열리게 됐다.
문제는 대회 기간인 10월 20~23일에 KLPGA 투어 대회도 있다는 것이다. KLPGA는 올 3월 조인식을 통해 10월 20~23일 KH그룹 IHQ 칸배 여자오픈 개최를 발표했다. KLPGA는 공지사항을 통해 ‘협회와 관련 없는 BMW 대회보다는 KH그룹 대회, 그리고 본 대회에 참여하는 다수의 회원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LPGA는 협회 비공인 대회에 참가할 경우 최대 10개 대회 출전 정지와 범칙금 10만~1억 원이 부과될 수 있다는 상벌위 규정을 지난해 1월 이사회 의결로 결정했다.
상벌위 규정 적용 대상은 KLPGA 정규 투어 선수만이 아니라 협회 회원 전체다. 따라서 2부나 3부 투어 유망주들도 BMW 대회에 나가면 징계 대상이 된다. BMW 대회 참가를 추진하던 KLPGA 하부 투어 선수도 이번 공지사항을 접하고 고민 끝에 출전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계의 한 관계자는 “KLPGA 정규 투어 톱 랭커 상당수가 BMW 대회 출전을 기대했다가 협회의 상벌위 규정을 접하고는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KLPGA와 LPGA 간 조율 불발에 따른 피해가 선수들에게 돌아온 셈”이라고 했다. “그동안 여자 골프 선수들이 해외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국위 선양에 기여한 효과가 국내 투어의 발전으로 이어진 것 아닌가. 선수들의 기회를 넓혀주기보다 가로막는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고 한 선수 부모도 있었다. 그러나 KLPGA 측은 “KLPGA 투어 대회와 대회를 여는 스폰서를 지키기 위한 의지”라고 상벌위 규정을 설명했다. 대회 주관 기관으로서 마땅한 조치라는 것이다.
지난해 84명이던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출전 선수는 올해 78명으로 조금 줄었다. KLPGA 투어 소속 선수들이 빠지는 자리는 주로 외국 선수들로 메우면 돼 선수 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BMW 대회 주최 측은 “조만간 최종 출전 명단을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대회는 강원 원주의 오크밸리CC에서 열리며 같은 기간 신설 대회 KH그룹 IHQ 칸배 여자오픈은 강원 평창의 알펜시아CC에서 열려 흥행 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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