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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삼성전자 감사인 놓고 삼일 vs 삼정 '건곤일척'…누가 웃을까?

삼성전자, 작년 말 인사로 CFO·재경팀장 교체

40여년간 감사인 독식하던 삼일 기득권 약화

실세 재무통 실무 총괄 속 감사위가 최종 낙점

삼전 새 감사인 선임 결과 재계에 파급 전망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전경.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올 해 새로 회계 감사인을 선임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 내 회계 실무를 총괄하는 재경팀·경영지원실 등 재무 라인의 면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지정 감사인 족쇄를 연말에 풀게 되는 삼성전자가 자력으로 새 회계법인 선임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당초 삼성전자는 2019년 10월 지정 감사인이 배정되기 이전 40여년간 감사를 맡아온 삼일PwC로 돌아가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다 작년 말 삼성전자의 재무 라인 실세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회계업계 2위인 삼정KPMG가 삼성전자의 새 감사인 자리를 꿰찰 수 도 있다는 관측이 급부상하고 있다. 회계업계 빅4 중 한 곳인 EY한영은 이미 삼성전자의 IT(정보통신) 관련 컨설팅을 많이 맡고 있어 삼일과 삼정간 경쟁 구도에 뛰어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이 맡고 있으며 재경팀은 김동욱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박 실장과 김 부사장 모두 삼성전자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통으로 최고 실세들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우선 박 사장은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재무팀,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 등을 거쳐 삼성SDS와 삼성전자 DS부문에서 경영지원실장(사장)을 두루 역임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 내에서 ‘회계통’으로 통한다. 재경팀 2인자로 꼽히는 경리지원부장을 거쳐 지난해 말 재경팀장으로 승진했다. 공인회계사 출신이 아님에도 2018년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기준위는 우리나라 회계기준을 제정·심의하는 기구라 비상임위원에 회계학 교수, 회계법인 대표·품질관리실장, 금융감독원 회계전문심의위원 등 회계 전문가들을 주로 임명한다. 기준위 비상임위원을 지낸 김 부사장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도 밝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 부사장의 이 같은 전문성에 회계 감사는 재경팀장이 총괄한다는 측면에서 실무적으로 감사인을 낙점하는 키는 그에게 주어져 있다고 회계업계는 분석한다. 다만 외부감사인 선정의 최종 권한은 삼성전자 감사위원회에 있다. 현재 삼성전자 감사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위원장은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이 맡고 있다.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Kiswe Mobile) 회장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감사인이 될 회계법인 선정은 복잡한 사정이 많아 실무측 의사를 존중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말 정부의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시행과 함께 딜로이트안진을 새 감사인으로 지정받았다. 올 해 주기적 지정제에 따른 감사 기간(3년)이 끝나는 만큼 새 회계법인과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감사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부사장은 2013년부터 재경팀장을 역임하며 삼성전자의 재무·회계를 총괄했던 남궁범 에스원(012750) 사장의 후임으로 지난해 말 취임해 딜로이트안진과 3년간 지정 감사를 별탈 없이 최근 마무리해 이재용 부회장이나 정현호 부회장 등의 신임도 각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실장 역시 작년 12월 삼성SDI(006400) 대표로 자리를 옮긴 최윤호 사장 후임으로 일을 하고 있으나 CFO로서 삼성전자의 전반적 자금 관리와 투자 검토 등 주요 업무들이 많아 새 감사인으로 ‘삼일이냐, 삼정이냐’를 결정하는 실무의 총괄은 김 부사장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 등 삼성전자 재경팀은 3년간 회계 감사를 맡았던 딜로이트안진의 감사 품질에 상당한 만족을 표하면서 이전 파트너인 삼일PwC가 아니라도 삼성전자의 회계 감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할만한 역량과 인력을 갖춘 곳이라면 새로운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선임해볼 만 하다는 뜻도 내비쳐 회계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계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회계 감사를 맡을 곳을 자유롭게 선임할 수 있게 됐지만 그저 예전 인연을 내세워 삼일PwC와 계약을 맺으면 ‘뉴 삼성’의 이미지를 살리기 어려울 수 있다” 면서 “삼정KPMG가 충분히 삼성전자의 새 감사인을 맡을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로비전을 펼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40여년간 국내 최대 기업의 감사인을 맡으면서 국내 회계업계 1위를 굳혀온 삼일PwC는 최근 이 같은 삼성전자 내·외부의 기류 변화를 감지하고 어떻게든 감사인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측은 특히 감사인 선임의 열쇠를 쥔 것으로 평가되는 김 부사장에게 회계 안정성과 효율성 등에서 다른 회계법인은 삼일을 따라올 수 없다는 논리를 적극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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